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7.05.09 09:34

전자통신기술을 이용한 고령자 웨어러블 시장은 가정에서 노인의 만성질병 관리를 가능케 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의료비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을 통해 상시적으로 수집된 개인의 생체 및 질병정보가 실시간으로 의료기관으로 전송돼 진단 및 예방, 개인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웨어러블은 몸의 부위에 따라 안경형, 이어폰형, 헤드밴드형 등 다양하게 개발된다.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의류형 웨어러블이나 심장박동 및 심전도를 측정하는 센서형,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를 단 양말이나 깔창형도 나와 있다.

급한 배변시간을 예측한다

일본 회사가 개발한 배변 예측기

나이가 들면 요실금만큼 노인을 괴롭히는 것이 변실금이다. 변을 조절하는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팬티를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불쾌한 경험은 노인을 늘 불안하게 하고, 심지어 외출을 꺼리도록 만든다.

일본의 Triple W Japan사가 개발한 Dfree는 장의 상태를 모니터링해 뱃속이 불편해질 시간을 감지한다. 배가 아프기 10분 전쯤에 휴대폰으로 정보를 알려줘 화장실을 찾을 시간을 벌어준다. 초음파가 장 트러블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알려주는 배변예측 시스템이다.

배에 착용하는 이 시스템은 장애인이나 장트러블로 자주 급하게 화장실을 찾아다니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회사는 크기가 작은 아기용도 개발 중이다. 올해 초 착용에 편리한 의복형으로 만들기 위해 연구비를 조달받았다.

치매환자 데리고 안심하고 외출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치매환자 추적기

치매환자를 위한 위치추적기는 매우 유용한 기술임에도 여전히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산업디자인 회사인 Mettle Studio는 최근 작고 착용이 간편한 제품을 내놨다. 기능이 뛰어나거나 다양하진 않지만 디자인이 세련되고 이용하기가 편한 것이 특징이다. Proximity Button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사진)은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했다. 환자가 보호자에게서 20m이상 벗어나면 휴대폰에 경보와 함께 위치를 알린다. 목걸이나 팔찌형은 대부분 고령인 치매환자가 불편해 착용을 기피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옷의 깃에 가볍게 끼울 수 있어 착용이 쉬우면서 남에 눈에 잘 띠지 않는다.

40파운드(65불)를 기부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참가하면 미리 제품을 구매할 권리를 준다.

낙상 충격을 줄여주는 에어백

미국에선 매년 280만 명의 노인이 낙상으로 응급실을 찾는다. CDC(질병통제센터)는 이로 인한 메디케어 비용으로 2015년 기준 310억 달러의 의료비가 지출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골절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손목·고관절이다. 이중 가장 재활이 힘든 부위가 고관절이다. 척추는 골시멘트(골절된 시멘트의 원리로 뼈를 굳히는 시술)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병상을 벗어날 수 있다. 또 손목골절의 경우엔 손동작은 제한받지만 걷는 데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고관절이 골절되면 즉시 와상환자가 된다. 활동이 병상에 제한되면서 심근경색·욕창 등 갖가지 합병증에 시달려야 한다. 설사 인공관절 시술을 받더라도 골다공증이 심해 재활하지 못하고 대부분 사망에 이른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의료비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골절부위가 바로 고관절인 것이다.

낙상할 때 충격을 줄여 골절을 예방하는 에어백

지난해 말 미국 CTA(국가기술재단)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기술로 낙상 골절 방지 에어백인 ActiveProtective를 선정했다. 상금은 25만 달러.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 열린 국제전자박람회(CES)에도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 웨어러블 에어백은 일반 벨트처럼 허리에 착용한다. 벨트 바깥쪽은 엉덩이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하는 3D모션 센서가 달려있다. 사용자가 낙상하면 동작을 감지해 에어백이 튀어나온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고관절과 척추가 받는 충격을 90%까지 줄여준다. 벨트에는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돼 있어 내장된 비상 연락처에 경보를 발령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템플대병원 외상센터장을 역임한 외과의사 로버트 벅맨 박사가 설립, 560만 달러를 투자받아 마무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술은 사이클·수상스키 등 격렬한 스포츠, 고공철탑 등 위험한 산업장 등에서도 활용될 전망이다.

노인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 제품들

말초신경장애로 걸음걸이가 불안한 노인을 위해 개발한 워크조이

이미 2014년 출시된 WalkJoy는 걸음걸이가 위태로운 말초신경병증 환자를 위한 제품이다. 말초신경이 망가지면 발바닥의 감각이 무뎌지면서 균형감각을 잃기 쉽다. 이 제품은 무릎 아래 의 감각을 잃은 말초신경질환자의 걸음걸이와 균형유지에 도움을 준다. 여러 센서가 걷는 속도, 각도 등을 분석해 뇌가 균형을 잡도록 도와준다.

일본의 소프트방크는 3G 통신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체중계 및 체성분 분석기를 내놨다. 노인의 체중 및 체성분 정보를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이메일로 보내준다.

심장발작을 예측해주는 손목형 웨어러블

이밖에도 혈압을 체크해 전송하는 손목형 혈압관리 시스템, 심부전환자의 심장박동을 주치의에게 알려주는 휴대용 심장 모니터, 양말에 센서를 달아 발궤양의 위험을 알리는 당뇨 환자용 스마트 양말, 스트레스 측정용 셔츠 등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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