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5.08 09:00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직후 숨가쁘게 달려온 대통령 선거전이 막을 내린다. 국민들은 이번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예년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7년 대선이후 처음으로 투표율이 8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그 의미면에서나, 역사적 맥락에서나, 또한 사회적 이슈 면에서도 ‘역대급’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선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이다. 장미가 피어나는 5월에 선거일이 잡혀 ‘장미대선’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을 뒤흔들었던 국정농단 사태가 일단락 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영향이다. ‘탄핵’ 직후라는 시기, 짧은 선거운동 기간 등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만큼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는 독특한 풍경이 나타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선후보 TV토론에 쏠린 유권자들의 관심이 지대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생중계된 마지막 TV토론 시청률은 36%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TV토론은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이는 최대 승부처이기도 했다. ‘TV토론을 본 뒤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이 14.6%였다는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이런 경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야 대 야’의 대결구도다. ‘박근혜 탄핵’ 이후 보수층의 분열, 막강한 보수 후보의 부재, 촛불로 뭉친 민심 등으로 인해 역대 대선에서 뚜렷이 드러났던 ‘보수 대 진보’, ‘영남 대 호남’ 등의 고착화된 대치구도가 이번 선거에서는 약화한 것이다. 그 결과 부동층이 늘어났으며, 그만큼 유권자의 ‘확증 편향’이 과거에 비해 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는 대통령 선거 사상 처음으로 ‘사전투표’가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실시됐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유권자 1107만명이 사전투표권을 행사, 투표율이 26.06%에 달한 것. 유권자 4명 중 1명이 사전투표장을 향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를 처음 도입한 뒤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이밖에도 이번 19대 대선은 ‘역대 최다 후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인원은 총 13명으로 대선 사상 가장 많다. 그것도 15명에서 2명이 사퇴한 결과다. 기존 최다 기록은 지난 4대, 그리고 17대로 최종 12명의 후보가 선거를 치른 바 있다.

한편 이와 맞물려 사전투표 당시 투표용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대통령선거 공식 투표용지 규격을 보면 기표란의 세로 길이는 1㎝, 후보 간 이격간격은 0.5㎝다. 이처럼 투표란이 좁아 도장을 찍기 어렵다는 불만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나온 것이다. 일부는 약간 빗겨 찍힌 도장 때문에 혹시 자신의 표가 ‘사표’처리 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7명이 출마했던 지난 18대 대선의 투표용지 기표란의 세로길이는 1.3㎝, 구분칸은 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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