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5.08 12:43

[뉴스웍스=박명수기자] 프랑스 대선에서 친유럽·친기업 노선을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이 승리하면서 유럽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시고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로화가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의 압승을 예고하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 유로/달러는 전 거래일 대비 0.3% 오른 1.1021달러로 6개월래 최고점을 찍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위협으로 존폐의 기로에 섰던 유로화는 이번 마크롱 당선으로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럽은 미국을 앞지르는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유로 위기론이 확산되면서 오랫동안 유로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 12월 말에는 1.03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씽크마켓츠의 나임 아슬람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미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어 단기적으로 유로의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로/달러가 1.12~1.1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전략가는 “앞으로 6~9개월 동안은 정치보다는 경제 이슈가 유로 흐름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말 유로/달러 환율을 1.10달러로 전망했다.

이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유럽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종전의 경기 부양책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유로의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이후 유럽 증시는 이날까지 4.3% 상승했다. 특히 프랑스 증시는 7% 이상 뛰었다.

WSJ는 유럽시장에서 나타난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을 지의 여부는 마크롱이 프랑스와 독일간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이들 국가의 관계가 좋아지면 유로존의 은행연합과 위기대응 능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프랑스와 독일이 새로운 관계로 연합을 맺으면 그리스 부채 구조조정 문제를 합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건은 마크롱이 프랑스의 경제성장을 일으킬지의 여부라고 WSJ는 분석했다. 독일보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져있는 프랑스 경제가 되살아나면 유로존에서 2개의 큰 경제국가가 생기며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탈리아가 유럽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후보자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또 다시 유럽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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