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7.05.09 08:00
청와대내 대통령 집무실 책상.  <사진=MBC영상캡쳐>

[뉴스웍스=한동수기자] 2016년 5월9일. 딱 1년 전 청와대. 이란 순방 후 일주일도 지나지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랜만에 반등에 성공 35.9%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방한한 쿠웨이트 총리를 접견하고 북핵문제와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평화로운 하루였다.

이 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어마어마한 역사가 불과 1년만에 쓰여졌다. 우리는 최근 세월의 무상함과 역사의 엄중함을 동시에 보고 겪어왔다.     

2017년 5월9일 청와대는 지난 세월을 등진 채 새 주인을 맞이한다. 대한민국은 헌정사상 처음 겪어 본 길고도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이날 19대 대통령을 선출한다. 새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는 순간 곧바로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된 이후 151일만이다.

장장 5개월여동안 대통령이 공석이였던 만큼 새 대통령과 새 정부의 임무는 그 여느때 보다 막중하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새 대통령과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게이트로 촉발됐던 촛불집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탄핵결정, 특검, 구속...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국민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탄핵이후 여론조사 결과나 이번 19대 대선 후보자별 지지율을 볼 때 국민 열명 중 두명 혹은 세명 정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물론 처벌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정파와 이념의 차이로 인해 국민과 국민이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이념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반목하고 증오한다면 그것은 분열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한 분단체제는 해방이후 정치지도자들의 이념 갈등에서부터 촉발됐다.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불사했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 새 정부는 더 이상 사회적 분열을 조장해선 안된다.

그동안 우리는 지난 2012년 유권자의 과반수 이상이 지지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치소에 수감되는 장면을 목도했다. 대선기간 내내 정파와 이념적 차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물론 지지자들간 반목과 분열의 모습도 보았다.

새 대통령이 이끌 새 정부가 이 같은 분열과 반목을 방치하고 지지자들만 꾸려 그동안 우리 역사에 켜켜이 쌓여진 폐단을 고쳐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주변에 지지자들만 있다면 그것은 국가 운영이 아니라 정당 운영에 불과하다.

사회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넓은 가슴과 아량을 가진 새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한다. 새 정부역시 이 같은 대통령과 함께 통합을 위한 길을 닦아야 할 것이다.

사회가 분열되고 정파간 대립만 이어간다면 지난 겨울 영하의 광장을 촛불로 녹인 시민들의 변화된 대한민국에 대한 염원은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

새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이뤄내고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발판으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새 대통령은 남북한 대치상황에서 외교안보는 물론 대내적으로는 경제적 불평등까지 확 뜯어고쳐야할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모든 숙제를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만의 힘으로 이뤄내겠다는것은 오만이고 아집이다.

새 대통령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면서 미래를 열 수는 없다.

새 대통령은 촛불집회가 열리는 바로 옆에서 태극기를 들고 촛불집회를 반대했던 국민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눈치만 봐서는 안되겠지만 내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제 대한민국호는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국민들이 존중하고 존경하는 새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한다. 그것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줄 때 얻을 수 있는 훈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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