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기자
  • 입력 2017.05.10 18:07

 

[뉴스웍스=이동연기자] 에너지 전문기업인 대성산업이 10일 창립 70돌을 맞았다. 70년의 세월을 견디며 명맥을 유지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30년간 세계 100대 기업 생존율이 38%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보면 대성산업의 70년 전통은 자부심을 갖기 충분하다.

대성산업의 모태는 1947년 5월 설립된 ‘대성산업공사’다. 대성산업공사는 창업주 고 김수근 명예회장이 종업원 3명으로 대구시 칠성동 2가 98에 세운 연탄회사였다. 이후 1957년 9월 서울 마장동에 ‘대성연탄’을 설립하며 서울에서 연탄 생산 및 판매를 개시한데 이어 문경탄광, 호명탄광 등을 인수하며 석탄 채굴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대한석유공사와 LPG판매 대리점 계약을 맺고 가스 판매업에 진출하며 에너지전문기업으로 면모를 갖추며 승승장구했다.

현재 대성산업은 에너지, 기계, 전자, 기초소재, 건설, 열병합발전, 환경 분야 등 전방위 산업군에 다양하게 진출해 있다. 전국 60여 곳에 달하는 직영주유소 및 정유소, 충전소 운영에서 부터 일회용 부탄캔, 충전용 리필캔 등의 석유·가스류 유통사업과 전기생산·공급 등의 코젠사업부, 공업가스 사업까지 에너지 전문 사업 분야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 70년간 순탄한 여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GS칼텍스의 석유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지만, 유통과 건설 등 무리한 사업영역을 넓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신사업 부진으로 위기를 맞았다.

2011년부터 자산 매각을 시작해 지금까지 2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고, 2014년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개선 약정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성산업은 지난 8년간 진행된 혹독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이제야 새로운 도약을 기약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아왔다. 대성산업은 그동안 진행해 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막바지에 있기 때문이다. 대성산업가스가 MBK파트너스에 지분 100%를 약 1조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보유 중인 DS파워 지분 29%는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넘기기로 했다. 또 거제디큐브백화점도 올해 안에 매각을 추진하고, 건설부문은 300억원 규모에 수주했던 안양 호계동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마지막으로 별도법인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지난 4일에는 대성산업이 대성합동지주를 흡수합병하기로 하며 부채비율 줄이기에 나섰다. 대성합동지주는 2010년 6월 대성산업에서 분할돼 설립됐다 7년여 만에 다시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오전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기념식의 의미는 남달랐다.

김영대 회장은 이날 "생존을 위한 가혹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회사채 상환을 기간 내에 완료하고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며 "아직 부실의 여파가 끝나진 않았지만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지나온 과정 하나하나가 미래의 도전에 나침반이 돼 새로운 대성의 역사를 써나가는데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70년의 연륜을 통해 축적하고 발전시켜 온 기술력과 경험으로 새로운 산업 유목민의 역사를 창출하고 세계시장을 개척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맞이하는 대성산업의 70년 역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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