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기자
  • 입력 2017.05.17 14:14

[뉴스웍스=이동연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7일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된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며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하겠다"면서 ‘2030년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위’를 골자로 한 '월드베스트 CJ' 전략을 새로운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우선 이 회장의 복귀가 주목을 끄는 것은 그동안 정체됐던 CJ그룹의 모든 사업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오너의 복귀가 아니라 그동안 그가 보여줬던 경영능력을 감안할 때 이번 복귀는 CJ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장손으로, 30대 초반부터 제일제당을 이끌었다. 독립 초기에는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의 도움을 받아 그룹 기틀을 마련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 모태인 식품사업 외에 미디어와 물류, 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CJ개발, CJ시스템즈, CJ E&M, CJ CGV, 드림라인, CJ오쇼핑,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등 회사를 설립하거나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CJ그룹을 재계 14위로 키우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13년 7월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승승장구하던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구속 수감 중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이후 유전병(샤르코마리투스) 심화되며 건강상태가 악화, 현재까지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추슬러 왔다.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기도 했지만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할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일성으로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며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이 회장의 이날 행보는 단순히 CJ그룹뿐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 하다. 그는 "월드베스트 CJ 달성은 CJ가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소명이자 책무이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진정한 사업보국의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과 가야할 길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는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복귀에 귀추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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