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5.17 11:37

유로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종가기준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1.1083달러로 1.1달러를 상회하면서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 가치 반등 배경으로는 트럼프 정책이 불확실한데다 유로 경기 반등 및 글로벌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화 가치, 추가 강세 압력 높아져

우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예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리스크가 달러화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트럼프노믹스 정책 시행 지연과 함께 최근 FBI 국장 해임으로 촉발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는 달러화 가치를 지난 11월 미대선 이전 수준으로 복원시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기대감으로 강한 랠리를 보였던 달러화가 실망감으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화 가치가 추가 약세 압력을 받을 공산이 높다는 점이다.

유로 경기 반등과 유로존 내 정치 불확실성 완화도 유로화 가치 반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로존 경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여주면서 1분기에는 유로 성장률과 미국 성장률이 유사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블렉시트, 프렉시트 등 유로존 내 정치 불확실성이 프랑스 대선을 고비로 크게 해소된 점도 유로화 가치 반등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 경기 회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높아지면서 ECB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펀더멘탈 측면에서 유로화 추가 강세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반기 중 예상할 수 있는 글로벌 불확실성 리스크가 여타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도 글로벌 자금의 탈(脫) 달러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달러화 약세=유로화 강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로 캐리 트레이드 축소보다는 위험자산 선호 지속

유로화 가치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축소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느 이 리스크는 커 보이지 않는다. 우선 유로 가치가 6개월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2015년 초 수준(약 12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또 유로존 금리, 특히 독일 2년물 국채금리 기준으로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유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축소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반면 ‘달러화 약세=유로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유로화와 이머징 통화는 동반 강세 현상을 보여주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반영하는 EMBI 스프레드 역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화도 클 틀에서 유로화 흐름과 유사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달러화 약세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원화 가치의 추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원화가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켜주고 있지만 글로벌 외환시장 추세는 원/달러 환율의 연저점(1,112.95원) 경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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