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연기자
  • 입력 2017.05.21 09:19

[뉴스웍스=이동연기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급속히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특사단이 파견된 미국과 중국에서 사드 압박 조치 해제에 대한 신호가 잇따라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해제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중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도 당장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리지는 않겠지만 금한령(禁韓令)의 기운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만간 이뤄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대중 유화책이 나오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 해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쪽에서도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이르면 다음주부터 사드 보복 조치 해제 신호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한국행 관광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던 중국의 주요 온라인 여행사들이 최근 한국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으로 단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유여행 형식의 상품 판매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침이 현지 여행사에 전달되기 전까지는 한국행 관광상품 판매가 이뤄질 수 없겠지만 중국 측에서 관련 문의들은 늘어나고 있어 관광 금지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중국 무역 애로문의도 급격히 줄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최근 전국 14개 지방수출지원센터를 통해 접수된 중국 무역 애로 문의는 하루 기준 1~2건에 그치고 있다. 사드 보복 위기감이 고조된 3월(8~31일)에 '사드 민원'이 167건에 달한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줄었다.

기업들은 본격적인 교류 재개에 대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타킷이 된 롯데마트는 지난 3월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를 두 달여만에 재오픈했다. 롯데마트의 현지 관계자는 “사드 관련 정서가 훨씬 안 좋은 지방에 매장이 몰려 있어 빠른 시간 안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 재개 조치에 대비한 준비는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홈페이지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한류 스타를 기용한 모델 광고를 재개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한 매출이 약 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중관계 회복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그동안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고 규제를 해오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사드 보복'에 대해서는 부인했다"며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교류가 재개될 때까지 차근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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