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안나기자
  • 입력 2017.05.25 11:07
<자료제공=빗썸>

[뉴스웍스=최안나기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가격이 3달 만에 최고 14~15배 이상 치솟으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24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2000달러대를 넘어선 지 닷새 만에 2500달러대를 첫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1비트코인당 2537.16달러를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처음 2000달러대를 돌파했던 지난 20일 이후 닷새 만에 500달러 이상 오른 것이다. 5월 들어서만 88% 이상 오르면서 비트코인 몸값은 올 초에 비해 150%나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다양한 가상화폐들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실제 비트코인의 라이벌이자 차세대 가상화폐로 주목받는 이더리움의 가격도 올해 들어서만 2300%가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투자과열…신중한 접근 필요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지난달 일본 정부가 자금 결제법을 개정해 전자화폐를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전자화폐가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당분간 가상화폐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이언 켈리 BCKM 최고경영자(CEO) 등은 비트코인이 언젠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쏠려 있는 투자 방식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치는 변동성이 심한 만큼 자산으로 고려할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가상화폐 수요가 모두 투기성이기 때문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전세계 갯수가 2100만개로 한정돼 있고 현재 거래되는 갯수는 1400만개로 전체 가상화폐 거래액에서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인터넷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데다 제한적인 공급량 때문에 각국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하루 변동폭이 100달러를 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투자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도 화폐로 인정할까

비트코인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정체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다. 2009년 미국중앙은행(Fed)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자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가상화폐인 만큼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완전한 익명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컴퓨터와 인터넷만 되면 누구나 비트코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마약거래, 돈세탁 등 범죄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거래소의 거래도 폭발적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이날 오전 10시 31분 기준으로 24시간 거래량이 7400억원을 넘어섰고,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랭킹 사이트 ‘코인힐스’에서 전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국내에서 실제 화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비트코인을 실제 화폐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기 때문에 해킹, 사기, 폭락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화폐로 인정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가상화폐 중개 플랫폼은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에 해당해 사기 사건이 일어나도 책임 의무가 전혀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가상화폐 제도화를 논의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TF를 구성했지만 아직 세부적인 방안조차 마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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