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5.31 16:17

[뉴스웍스=김벼리기자] BBQ에 이어 교촌치킨도 31일 치킨값 인상 행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bhc와 굽네·네네치킨 등 다른 대형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인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저가 치킨업체들까지 값을 올리는 분위기여서 일각에서 우려했던 치킨값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업체들은 “가맹점주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명하지만 이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특히 지난해 국내 주요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값 인상은 가맹점 본사의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2911억3400만원으로 전년 2575억6800만원보다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억9700만원으로 14.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3억3300만원으로 32.5% 증가했다.

BBQ는 매출액 2197억5300만원으로 전년도 2158억6000만원에 비해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1억1900만원으로 전년도 138억9000만원보다 27.3% 늘었다. bhc는 23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1840억원) 대비 69.1% 증가했다.

어마어마한 성장세다. 말이 그렇지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성장성을 갖춘 벤처나 혁신기업들의 경우는 종종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하는 경우는 있으나 유통업체에서 이 같은 성장세를 누리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치킨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이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가맹점의 수익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업체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가맹점은 어렵다고 하는데 본사는 이익을 많이 내는 구조를 이해할 소비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만약 가맹점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 본사가 가맹점의 팔을 비틀어 이익을 내는 구조라는 말인가.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가맹점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본사의 이익을 줄여서라도 가맹점에게 보다 싸게 공급하면 된다. 그게 ‘상도의’고 ‘동반성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자신의 잇속은 챙기면서 가맹점의 사정을 몰라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가맹점의 어려움은 단지 가격만 올려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맹점이 어려움을 겪는 구조적인 문제가 본사에 있는 지 먼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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