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녹색성장 거부한 미국의 득실은
[취재노트] 녹색성장 거부한 미국의 득실은
  • 김벼리기자
  • 승인 2017.06.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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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김벼리기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한다고 선언하면서 ‘녹색 성장(Green Growth)’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 볼 수 있다. 우선 지지 세력에 대한 보은이라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트럼프의 핵심 세력인 재계, 특히 자동차 기업과 에너지·건설·군수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지해 당선을 도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들에게 계속 '빚'을 갚아야만 하는 처지에 있는 것이 바로 그 것. 실제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석유 재벌과 민영 발전소, 중공업 분야 기업들은 파리협정 이행을 공공연히 반대하며 새 정부에 끊임없이 압력을 넣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스캔들과 각종 국정과제의 좌초로 사면초가에 몰린 트럼프가 중공업 등의 부흥을 통한 경제 발전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유지할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한 것도 이번 선택을 부추겼다.

미국의 협정 탈퇴가 현실화하면서 세계 200여 개 국가 서명한 파리협정은 불과 반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탄소 배출량 2위 국가인 미국이 빠지면 협정의 의미는 물론 실효성마저도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어서다.

협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기후변화 사무국 운영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파리협정 체결 당시 이를 주도한 국가 중 하나이고, 녹색기후펀드 이행금과 유엔 기후변화 사무국 운영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당장 미국이 빠진다면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사무국 입장에서는 추진력이 떨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중국과 인도 등 '굴뚝 산업'이 절정기에 오른 강대국들도 자국 내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탈퇴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만약 중국과 인도마저 흔들린다면 파리협정 자체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팎의 비난이 거세다. 이런 비난을 감수하고 이번 결정을 한 미국의 선택은 과연 옳은 일일까.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일로 국제 외교무대에서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경제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에너지 구조를 수력, 풍력, 태양력, 스마트 그리드 등 친환경 방식으로 바꾸려는 상황에서 미국만 화력발전 비율을 그대로 고수하고 내연기관 자동차 등 기존 운송수단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먼 미래에는 첨단 에너지 산업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내주고 '2등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인 예다.

사람이 살다보면 현실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이번 선택이 과연 옳은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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