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길기자
  • 입력 2017.06.06 09:45
가뭄에 말라버린 저수지. 가뭄이 확산되면서 전국의 일부 저수지가 바닥을 모이는 등 가뭄 피해가 극심해 지고 있다. <사진=YTN영상캡쳐>

[뉴스웍스=김영길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충남·경기·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뭄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피해지역 농민들이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련 부처를 총동원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I 위기경보 '심각' 격상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 H5N8 AI로 확인됨에 따라 정부가 6일 0시부로 AI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또 가금류 종사자 및 차량 일제소독을 위해 7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한다.

위기경보가 네 단계 중 가장 최고 수위로 격상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의 'AI 방역대책본부'가 범정부적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되며,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가 설치된다.

방역 조치도 대폭 강화돼 오는 7일부터 전국 가금농가에 대해 주 1회 일제소독을 실시한다. 방역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도축장과 사료 공장 등 축산 관련 시설 등의 잠정적인 폐쇄 조치도 시행된다.

농식품부는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만큼 가금농가 농장주들은 소독·예찰과 출입통제를 강화하면서, 사육하는 닭, 오리 등 가금에서 AI 의심 증상, 폐사율 증가 등이 보이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메마른 국토…'여의도 18배' 농경지 가뭄 피해

가뭄 피해도 극심하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부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경기·충남·전남의 논 물마름, 밭작물 시듦 등 가뭄 피해 발생면적은 5450ha로 집계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피해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기상 상황을 보면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이 166.5㎜로 평년(313.4㎜)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기는 수준인 데다, 8월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피해 면적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용수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4%로 평년(68%)의 79%로 낮은 상황이다. 특히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 단계인 지역도 평택·안성·화서·서산·홍성·예산·광양 등 7곳으로 늘었다.

가뭄피해가 갈수록 확산하자 이미 70억 규모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한 국민안전처는 인천·세종·경기 등 10개 시·도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24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농식품부도 경기·강원·충북·충남·전남 5개 도에 가뭄대책비(116억원), 저수지준설 사업비(50억원) 등 총 166억원을 지원했다.

정부 관계자는 “가뭄 피해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피해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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