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6.19 10:24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 최대 유기농 대형마트 홀푸즈마켓을 인수했다. 홀푸즈 인수 발표와 함께 아마존의 주가가 오르면서 제프 베조스(53)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 부호’ 타이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또 다른 영역에 도전장

뉴욕타임즈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프라인 유기농 식품 유통체인인 홀푸즈마켓을 137억 달러(약 15조5358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홀푸즈는 프리미엄 유기농 식료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식료품체인이다. 이번 인수는 하반기에 마무리되며, 홀푸즈는 앞으로도 기존 경영진과 사명 하에서 운영된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로 하루아침에 오프라인 소매시장의 주요 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코웬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시장점유율 기준 미국 5위 식료품소매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홀푸즈의 기존 460개 매장을 향후 매장내 물건인수와 유통망을 위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홀푸즈 매장을 자체브랜드 상품 판매, 초고속배달서비스 프라임회원 확대 등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아마존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홀푸즈 인수와 관련해 베조스의 실험 정신에 주목했다. 베조스의 성향상 미래 가능성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현실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즉 홀푸즈가 베조스에게 일종의 새로운 ‘실험대’,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베조스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면 일단 시도해보고, 이후 잘 돌아가나 확인하고, 이후에 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아마존을 키웠다.

반면 기존 소매업체들은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료품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온라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월마트를 비롯해 전통적인 식료품업체인 크로거, 알버트슨이 이번 인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시장에선 ‘소매업종이 아마존의 다음 타깃이 됐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 이번 도전에서도 성공을 거둘 경우 그 이면에서 또 여러 기업들이 사라져갈 것이라는 의미다.

◆베조스, 빌 게이츠 턱 밑 추격

홀푸드 인수 발표와 함께 아마존의 주가가 오르면서 베조스는 순식간에 18억 달러를 자산에 추가했다. 인수 발표 당일 아마존의 주가는 2.4%, 홀푸드는 29% 뛰었다.

이로써 베조스의 총자산은 846억 달러(약 96조원)가 됐다.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격차를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로 줄이면서 다시 세계 2위 부호 자리에 복귀했다. 지난 10일 베조스는 아마존 주가가 떨어지면서 세계 2위 부호 자리를 스페인 패션브랜드 '자라(ZARA)'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그룹 회장에게 내준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조스가 세계 최대 부호 자리를 꿰차는 데 지금이 적기라며, 22년 연속 최고 갑부로 명성을 이은 빌 게이츠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조스는 아마존을 더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지난 2000년 은퇴한 빌 게이츠는 대부분의 자산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벤조스가 세계 최대 부호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베조스도 재산이 늘어가면서 사회적 책임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최근 자선활동에 부쩍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에 자선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를 묻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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