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8.01 18:30

"뇌물죄로 기소 받을 것 꿈에도 생각 못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2014년 삼성SDI 사장 시절 학생들에게 삼성의 글로벌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출처=삼성그룹>

[뉴스웍스=박경보기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승마업계 전체를 지원하고자 했으나 최순실의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전날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밝힌 내용과 비슷해 이를 두고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49차 공판을 열고 전날에 이어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은 박 전 사장은 2015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사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애초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의 자격으로 업계 선수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려했으나, 최순실의 압박으로 정유라 1인 지원의 성격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승마지원 과정에서 황성수 전무와 실무지원을 했을 뿐, 독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고 재단출연이나 영재센터 지원도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박 전 사장은 또 "최순실에게 돈을 뜯기는 것 같아 기분은 나빴지만 뇌물죄로 기소받을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이 부회장에게 이 같은 일을 보고한 적도 없고 보고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사장의 이번 증언은 전날 열렸던 황성수 전 전무의 증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박 전 사장과 황 전 전무는 승마 지원을 뇌물로 인식하지 못하고, 삼성에선 다수의 승마 선수를 지원하려 했지만 최순실이 이를 방해했다고 공통적으로 증언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박 전 사장 이외에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박 전 사장의 피고인신문이 오후까지 이어진 만큼 이 부회장이 대한 신문은 2일로 연기될 예정이다. 18시 현재 장 전 차장의 신문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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