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8.13 08:00

수소·전기차 등 보급위해 제도적 지원·인프라 대책 서둘러야

현대차의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ix FCEV'의 모습. <사진=현대차>

[뉴스웍스=박경보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자동차를 양산했지만, 정부의 안이한 뒷받침으로 보급이 늦어지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의 핵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데 이어 최근 업계 최초로 핵심 부품의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차를 내놓으며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미래차 경쟁이 친환경을 한 축으로 빠르게 선점이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1~2년 사이 전기차와 수소차를 두고 기술 개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일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도 마련은 아직 미약하다.

특히, 수소전기차의 경우 세계적으로 현대차가 가장 먼저 양산에 성공했지만 정작 제대로 보급되는 데는 실패했다. 구매자를 위한 인센티브와 충전소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4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투싼ix FCEV를 구입할 경우 6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차량 가격이 낮춰지면서 보조금 규모도 2750만원으로 내렸다. 그런데 이 보조금조차 일반인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데다 국내 수소 충전소는 전국에 10곳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현대보다 늦게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도요타와 혼다는 정부와 손잡고 본격적인 대중화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은 2013년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4년에 도요타의 수소전기차인 ‘미라이’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보급단계로 전환했고,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기 구축, 수소차 8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수소전기차로 승용차와 버스로 선수들을 수송하고, 2020년에는 연간 3만대의 수소차를 판매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연료전지 포럼’에서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를 보급하고 2030년까지 총 10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 충전소를 2020년까지 100기로 늘리고, 2030년까지 총 1000기를 확보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와 더불어 친환경차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전기차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걸음마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된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230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10만7965대나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구입 예정자들이 구입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전기차 25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차 시장은 정부의 안이한 대책과 지원으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뒤쳐지고 있다"며 "새 정부가 제대로 된 친환경차 정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말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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