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8.18 10:21
<사진=금호타이어 홈페이지>

[뉴스웍스=박경보기자]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가 매각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17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최근 산업은행에 9550억원인 인수가격을 10%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 금호타이어가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이 이유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맺은 계약에는 매매계약이 종결되는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15% 이상 줄어들면 우선협상대상자가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에 더블스타는 계약해지 대신 가격 인하 요구를 택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수용해 예정 매각가인 9550억원에서 10%를 인하하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다시 부활한다. 따라서 박 회장은 10% 인하된 8595억원 이상만 내밀면 단숨에 인수전의 승리자가 된다.

다만 산은은 우선매수권이 박 회장 개인에게 있으며 컨소시엄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금호타이어를 최종적으로 누가 품게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시 박 회장은 투자자를 포함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편 사실상 금호타이어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산은은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됐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시작된 후 거래선이 술렁이자 금호타이어는 어쩔 수 없이 제품가격을 낮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산은이 애초 성사되기 힘들었던 거래를 가격만 보고 강행해 결국 금호타이어만 큰 손실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지난달 13일 더블스타 매각반대 결의문을 낸 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규모, 자금력 및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뒤처지는 세계 34위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 강행을 추진하고 있다"며 “더블스타로 매각되면 전 임원이 사퇴한다”고 배수진을 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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