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기자
  • 입력 2017.08.18 15:11

[뉴스웍스=허운연기자] 국민들로부터 '이니'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겼다. "대통령 잘 한다"는 평가가 70~80%를 오르내리는 등 국민들의 지지율도 역대 대통령 중 최고다. 어제(17일) 국민들은 취임 100일을 축하하며 ‘고마워요 문재인’을 포털 검색어 1위로 올렸다. 물론 반대쪽에서 여론 조작이라고 각을 세우지만, 국민 여론인데 누가 뭐라 할까. 

그만큼 국민들의 대통령을 향한 애정이 크다. 그렇지 않으면 비내리는 가운데 아침 일찍부터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고, 대기표 받아가면서 취임100일 기념우표를 샀겠는가.

하지만 그의 재임기간 동안 손과 발이 되어줄 공무원들의 수준은 대통령의 인기도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번주 내내 ‘살충제 계란’ 파문이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동분서주 하기는 했지만 정부 부처들이 우왕좌왕 하면서 손발을 맞추지 못면서 흡사 지난 2015년의 '메르스 사태'를 연상시키게 할 정도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오후 파악한 ‘살충제 계란’을 밤늦게 발표해 늦장 대처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16일에는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기도 광주 소재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가 잠시 뒤 광주가 아닌 양주라고 말을 바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7일 중간발표 때는 오전 5시 기준 29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 뒤 2곳이 누락됐다는 지적에 31농가로 정정했다. 이마저도 끝이 아니다. 오후 4시가 넘어 1곳을 추가함으로써 최종 32농가로 확정했다. 오전 5시 기준 통계가 12시간의 정정기간을 가졌다.

게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던 31농가 중 10농가의 이름도 다르게 나갔다. 가뜩이나 친환경 인증 농가가 무더기로 살충제 계란 부적합 판정을 받아 국민들의 심기가 불편한데 통계마저 부정확 하면서 국민들의 불안만 높인 결과를 초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에 한몫 거들었다. 7월 취임한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 총리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이럴 거면 국민이 더 불안하니 브리핑 하지 말라”고 질책 받는 등 상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세월호나 가습기 살균제, 메르스 사태의 사례를 보았듯이 정부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신뢰를 잃으면 국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추운 겨우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겨우 마련한 조금의 신뢰다. 이깟 계란에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대국민들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현장을 다니며 살충제 달걀을 검사하고, 통계까지 작성해야 할 판이라고 하니, 우왕좌왕하며 정부의 불신을 키우는 것도 '적폐다. 관련 기관과 공무원들이 적폐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분발하기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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