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8.22 11:21

국내5개사 작년 평균임금 9213만원...토요타·폭스바겐보다 높아

<배경사진=기아자동차/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경보기자] 최근 심각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자동차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황은영 르노삼성차 본부장이 완성차 업계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정우 영신금속공업 사장은 부품업계 대표로 자리를 채웠고, 관련학계와 한국자동차산업학회 김수욱 회장도 참석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간담회 자리에서 선고를 앞두고 있는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현재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지기를 호소했다. 또 매년 반복되고 있는 노조 파업과 관련해 정부가 나서서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해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통상임금 소송을 두고 “산업 특성상 야근과 잔업이 많은데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수당이 50%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판결을 존중해 과거(소급) 분을 지급할 수 있지만, 영업 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거 분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며 “기아차가 50% 오르면 현대차 노조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더 큰 노동시장 분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토로했다.

박 사장은 또 “통상임금 관련 노동부 지침과 법이 달라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하나로 정리해서 불확실성을 없애달라”고 호소했다. 본인 명의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피고 대표로서 재판부에 최소한의 사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의 불균형에 대해서는 참석한 모든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인건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최하위 수준이라 노사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바꾸어야한다는 게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내수와 수출, 생산 삼각축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할 시점인데, 오히려 중국, 멕시코 등 후발개도국에 바짝 쫓기고 있다”고 위기를 설명했다. 

김수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서울대 교수)도 “자동차는 인건비 부담 늘어나면 고정비가 늘어나고, 고정비가 늘어나면 새로운 제품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연구개발(R&D), 투자 역량 줄어드는 게 자명하다. 협력적 노사관계의 규제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동차산업협회는 정부가 학계와 함께 노사정 협의기구를 가동해 줄 것을 협회차원에서 요청했다. 협회는 현재 노사정 시스템은 사측이 소수이기 때문에, 사측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립적 인사가 이끄는 노사협의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업계의 주장이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이날 간담회에서 내놓은 ‘자동차산업 글로벌 경쟁력 위기 상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의 총 판매량은 모두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연간 평균임금은 지난해 기준 9213만원으로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1‧2위인 도요타(9104만원)와 폭스바겐(8040만원)보다 높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5개사의 매출액 대비 평균임금 비중도 12.2%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9.5%의 폭스바겐과 7.8%의 도요타(2012년 기준)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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