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7.08.24 17:13
[뉴스웍스=박경보기자] 국내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판매부진에 노조파업, 그리고 통상임금 소송까지 내우외환을 겪으며 절규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현주소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59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쪼그라들었고, 기아차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무려 44% 감소한 78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글로벌 판매량도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8.2% 줄어든 219만7689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도 135만6157대를 팔아 7,6% 감소했다.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위기의식과 대책이다. 현대차그룹은 실적부진 이유를 ‘노조’와 ‘중국 사드 보복’에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현대기아차의 부진은 ‘경쟁력 약화’에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차량들은 하나같이 디자인만 번지르르 할뿐, 뜯어보면 속빈강정과도 같다고 평가한다. 그동안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오로지 ‘가성비’ 하나로 현대기아차를 구매해왔지만, 이제 가성비의 대명사는 중국차가 됐다.
국내 업체들이 그렇게 만만히 보던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미래를 보는 천리안을 발휘하며 ‘퀀텀점프’를 눈앞에 뒀다. 중국 업체들은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모델을 모방하며 ‘짝퉁’, 혹은 ‘카피캣’ 정도로 치부돼 왔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수시로 중국차가 유머글로 올라오곤 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내연기관 시대에서 그저 비웃음거리였던 중국차들은 전기차 개발을 통해 순식간에 ‘메이저’로 올라섰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전기차 87만3000대 가운데 무려 43%가 중국산 전기차였다. 상품성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전기차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1위인 중국의 비야디(BYD)는 한국법인 설립을 마치고 곧 우리나라에도 전기차를 선보인다.
괄목할 만큼 성장하고 있는 중국차를 보며 현대기아차가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 물음표가 달린다. 현재의 자동차산업은 환경보호와 맞물리며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회사들은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들었는데 현대기아차는 이제야 뒤늦게 걸음마를 뗐다.
대체 언제까지 사드와 노조를 운운하며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내수시장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잃은 상태다. 현대차는 GDI(직분사)엔진의 내구성과 철판 부식, 에어백 미작동, 급발진 등으로 존경은커녕 손가락질 받는 기업이 됐다.
이대로라면 단언컨대 현대기아차의 미래는 지구상에 없다. 중국차와 차별화된 상품성 개선과 뼈를 깎는 혁신이 없다면 현대기아차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뒷꽁무니만 따라다니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