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8.28 13:35
<사진=WSJ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5년형 선고에 대해 "한국 재벌시대의 종말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27일(현지시간) WSJ은 '재벌 시대의 종말(The End of the Chaebol Era)'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선고는 정경유착 시대가 저물었고 재벌의 시대도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재벌이 한국의 전후(戰後) 개발을 이끌었지만, 권력 남용으로 악명이 높았다"면서 "이제 법의 평등한 집행과 이익의 공정한 분배를 요구하는 유권자·주주들이 새로운 정치인을 뽑으면서 변화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5월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과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등장을 거론하면서 ‘달라진 상황’을 분석했다.

이와함께 WSJ은 재벌 총수 가족들이 적은 주식보유에도 불구하고 순환출자망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삼성그룹이 ‘2015년의 악명 높은 합병’(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면서 "이 합병은 정부가 운영하고 통제하는 국민연금의 도움이 없었다면 무산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신문은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판결에도 삼성전자가 지난달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낸 것에서 보듯 한국에서 재벌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고 심지어 번창할 것”이라며 “그들은 (현재 한국에서 부는) 변화의 속도를 늦추려고 애쓸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의 리더가 지금 감옥에 있다는 사실은 과거 정경유착의 시대가 바뀌었다는 것을 상징한다”며 “정치·경제적 압력이 거세지면서 ‘재벌은 처벌받지 않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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