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9.04 15:47

車업계-산업부 간담회..."통상임금 범위 명확히 해달라"

<사진출처=현대차그룹공식저널(HMG)/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경보기자]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4일 "패소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통상임금 소송 후속 대응을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백운규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산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동차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날 간담회는 백 장관을 비롯한 완성차업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등 16명이 간담회 자리를 함께했다. 

박 사장은 이어 통상임금 1심 패소 이후 공장 해외이전 안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추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폐기설이 떠오르고 있는 한미 FTA에 대해선 입장을 유보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도 지난 1일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결과와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추가 협상 결과를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후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철수설’을 일축했다. 그는 “GM는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사업성과를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한국도 포함된다”며 한국 사업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범위 설정과 환경 규제 완화,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대응책, 친환경차 세제 지원 문제 등을 백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관은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한 뜻으로 지혜를 모으자”고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범부처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또 "자동차업계가 투자를 늘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걸림돌을 적극 발굴·해소하겠다"며 "연구개발(R&D), 금융, 세제 등 각종 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 부품업체의 역량 강화를 통해 수평적인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완성차업계 대표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다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진출 협력업체의 경영난 완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로 부품업체의 금형설비 투자비를 일괄 선지급한다고 밝혔다. 또 전문 R&D 인력 확충, 친환경차 개발 센터 구축 등 미래차 분야 투자도 확대한다.

이어 한국GM 측은 "한국GM의 경쟁력 및 비용 구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온실가스 규제 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르노삼성은 2022년까지 4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200억원의 협력사 전용 펀드를 운영한다.

쌍용차도 2019년 출시 예정인 SUV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2022년까지 매년 1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마힌드라와 부품 공동개발 주선, 정보 공유와 입찰 참여 기회 제공 등을 통해 협력업체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