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기자
  • 입력 2017.09.08 16:32

[뉴스웍스=허운연기자]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BNK금융지주의 적폐청산에 앞장 설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BNK금융이 8일 오전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김 전 부회장을 BNK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하면서 BNK금융에 김지완 시대가 열린 것이다.

김 전 부회장이 내정되자 금융권은 물론 부산지역에서도 BNK금융의 적폐를 청산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적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0년간 금융권에 몸담으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老將)의 저력을 발휘해 BNK금융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감은 그의 이력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김 내정자는 부산상고와 부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부국증권 입사해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부국증권 사장, 현대증권 사장, 하나증권 사장 등을 역임한데 이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냈다. 40여년 금융권에 몸담으며 이미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금융지주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BNK금융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BNK금융 내부의 적폐청산과 순혈주의 타파다. 앞서 성세환 전임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지주 안팎에서는 BNK금융이 고수해왔던 순혈주의로 인한 문제라는 시각이 존재했다. 이 같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참신한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부 인사인 김 내정자가 취임하면 지배구조 쇄신·적폐청산 등에 대한 기대감이 안팎에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도 BNK금융의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이를 쇄신할 대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림돌도 많다. 우선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김 내정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라는 점, 과거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점 등이 낙하산 인사설의 근거다.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할 산이다. 부산은행 노조는 김 내정자의 선임을 반대해왔고, 만약 선정되면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따라서 김 내정자는 노조와의 불협화음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BNK금융 연착륙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김 내정자가 40년 금융 경력과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잘 극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과 노사화합을 이끌어 온 그의 능력을 믿고 있는 것이다.

오해와 간극은 줄이면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BNK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업그레이드하느냐에 달려있다. 김 내정자의 경험과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이젠 능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노병(老兵)은 살아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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