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기자
  • 입력 2017.09.11 17:19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기자]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취해오던 강력한 정책들을 폐기하기 시작했다. 올들어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는 등 중국 경제에 역풍이 불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상업은행들에 대해 지난 2년간의 위안화에 대한 정책을 바꾼다고 통지했다. 지난 2년간은 위안화 가치 지지를 위해 유동성 공급을 줄였다면, 지금은 위안화 가치가 지속 상승해 중국의 수출과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인민은행의 입장이다.

우선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선도거래에 예치금 20%를 요구하던 정책을 11일부터 폐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5년 10월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위안화 매도 거래 비용을 높이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달러 매수, 위안화 매도 거래 비용이 낮아져 위안화 강세 추세가 억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16년부터 외국은행에 부과하던 위안화예금의 지준준비금 규정도 폐지했다. 이렇게 되면 홍콩 등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공급이 늘어나게 되고, 투자자들은 위안화 약세에 대한 베팅을 늘이게 된다.

중국 정부는 2년전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해외 자본유출을 엄격히 감시하고, 위안화 절하에 투자하는 비용을 높였다. 하지만 올해 달러화 가치가 예상 외로 약세를 보이고 위안화 가치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은 다시 중국 정부의 골칫거리가 됐다.

인민은행이 지난 8일 고시한 위안/달러 기준환율은 6.5032위안으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았다. 이로써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 7% 급등했으며 지난달에만 2% 뛰었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지난달 달러 기준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5.5% 증가하는 데 그쳐 예상치(6.0%)를 밑돌았다. 반면 수입은 13.3% 늘면서 예상치(10.0%)를 뛰어넘었다.

WSJ는 중국 정책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해외투자와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지난해 말 도입한 강력한 규제책들을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없앨 예정"이라며 "대신 지난달 국무원이 도입한 공식 지침이 이를 대체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국무원의 새 지침을 통해 기술 등 일부 영역에서의 해외투자가 촉진되는 반면, 부동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의 업종에서는 해외투자가 억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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