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7.09.26 13:27
<사진=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5·18 당시 미국의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암묵적 후원으로 인해 광주학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5·18기념재단은 당시 미국 대사를 역임한 윌리암 글라이스틴(Willima Gleysteen)과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 존 위컴(John Wickham)의 회고록을 분석한 보고서 “두 미국 관료의 한국 정세 인식과 광주항쟁: 윌리암 글라이스틴과 존 위컴의 회고록 분석”을 26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를 집필한 최용주 재단 비상임연구원에 따르면 "5.18당시 미국의 대한정책 수립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 두 고위급 미국관료의 회고록은 광주항쟁 당시의 국내 정세와 미국이 행사한 영향력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담고 있어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미국의 역할 등을 조명하는 2차자료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당시 미국은 박정희 사망 후 한국사회가 정치발전과 민주화로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며, 이러한 정치적 여건의 미성숙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여 안보위기를 불러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강력한 통치력을 가지고 있는 군부세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결정을 했다고 기술했다.

최 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민주화와 정치발전을 이끌 민간 주체, 즉 시민사회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이러한 회의적인 평가는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미국의 암묵적인 외교적/군사적 후원으로 이어져, 결국 광주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치닫게 되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70년대 이후 엄혹한 유신 독재 속에서도 내재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한 한국 시민사회의 잠재적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면서 "관료적 권위주의 체제 하에 있는 한국의 정치발전과 민주화의 여정을 서구중심적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재단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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