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7.09.30 13:11
롯데월드타워의 전경 <사진=롯데그룹>

[뉴스웍스=박경보기자] 롯데그룹이 10월 1일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이번 지주회사 출범이 앞으로 롯데그룹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예서는 이번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롯데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의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일본 기업’ 논란도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경영투명성 강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회사가 상호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돼 순환출자 고리가 대부분 해소된다. 그만큼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롯데는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순차적으로 해소해 9월 말 현재 67개 까지 줄였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계획 발표 시점인 지난 4월까지만 해도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가 18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롯데건설이 보유 중이던 롯데쇼핑 주식 30만19주(지분율 0.95%)를 전량 매각하면서 지주사 출범 후 순환출자 고리는 13개로 5개나 더 줄어들게 된다.

주주중심의 경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며, 이로 인한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임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원 톱’체제 구축

이번 롯데 지주사 출범으로 신동빈 회장의 지배구조가 더욱 확고히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린 막강한 지주회사가 되며 이 지주사를 신 회장이 장악하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신 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9.07%, 롯데쇼핑 13.46%, 롯데칠성 5.71%, 롯데푸드 2.0% 등이다. 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은 롯데제과 3.96%, 롯데쇼핑 7.95%, 롯데칠성 2.83%, 롯데푸드 2.0% 등이다.

분할·합병을 통해 설립되는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 지분은 10.56%,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은 5.73%로 알려졌다. 그밖의 지주사 지분은 호텔롯데(6.56%), 롯데알미늄(6.32%) 등이 지주사의 주요 주주이며,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은 2.92%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재합병, 주식 맞교환, 상장 등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지주사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20%에 달하고, 우호 지분을 포함하면 신 회장 측 지분율이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기업 논란 불식도 기대

롯데 지주사 출범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졌던 ‘일본 기업’ 논란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은 호텔롯데가 해왔지만 호텔롯데의 지분 98% 이상을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어 ‘일본기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차질을 빚고 있지만, 지주사 출범만으로도 ‘국적 시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게 될 계열사 지분이 호텔롯데보다 많아져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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