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광종기자
  • 입력 2015.12.01 14:09

중국 돈, 위안화가 이제 버젓한 국제 기축 통화로 올랐다. 37년 동안의 개혁개방, 그로써 이룬 고속 경제성장, 두텁게 쌓은 총체적인 국력의 눈부신 방사(放射)다. 달러에 버금갈 정도의 국제 화폐로 성장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중국의 발 빠른 부상이 놀랍다.

중국 화폐 단위인 위안은 한자로 元이다. 이 글자는 본래의 쓰임이 거룩하다. 글자 아래는 사람의 모습, 위의 가로 형태 획은 하늘을 가리킨다. 이로써 원래의 새김은 세상의 시작, 즉 태초(太初)였다. 모든 만물이 생성하는 근원이자 그 시작점을 알리는 글자다.

그래서 우선 얻은 뜻이 본원(本源), 시원(始原), 으뜸 등이다. 특히 이 글자의 나중 쓰임은 ‘으뜸’이라는 새김과 대개 큰 흐름을 함께 한다. 우선 원수(元首)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 등 과거 왕조에서 이 말은 임금, 군왕 등을 가리켰다. 최고라는 뜻의 元(원)과 우두머리라는 의미의 首(수)가 합쳤다. 그러니 임금 아닌 사람은 함부로 이 말을 쓸 수 없었다.

아침 중에서 가장 먼저 오는 아침이 원단(元旦)이다. 첫(元) 아침(旦)이라는 엮음이다. 설날 아침을 가리킨다. 설날은 원일(元日)이다. 새해 첫 날을 가리킨다. 덕망이 높은 늙은 사람에게 쓰는 말은 원로(元老)다. 처음이나 시작을 가리키지는 않고 높다는 의미의 존경을 얹었다.

연대(年代)를 헤아릴 때 그 기초로 작용하는 해가 기원(紀元)이다.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누는 구별이 서양 중심의 사회로 접어든 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 헤아림의 방법이다. 공간을 따질 때의 기준이면 차원(次元)이다. 원래대로의 상태를 회복하는 일은 복원(復元)이다.

옛 중국의 화폐 일종인 원보(元寶)를 현대적으로 다시 만든 모습이다. 

이 글자가 왜 중국 화폐의 단위로 변했을까. 중국의 옛 사회에서는 元寶(원보)라는 말을 끔찍이도 좋아했다. 금이나 은으로 만든 중국 옛 신발, 또는 모자 형태의 덩어리다. 중국 과거 화폐의 발전에서 제법 오랜 단락을 차지한 물건이다. 일정한 무게를 지니고 있어 화폐의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元寶(원보)는 현생에서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돈’이자 ‘황금’이었던 셈이다. 원리(元利)라는 말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본전(元)과 이자(利)의 결합이다. 이런 맥락을 타고 결국 元(원)은 급기야 현대 중국의 화폐 단위로 본격 쓰일 수 있었다.

이제 그런 중국의 화폐가 강력한 경제적 부상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도 본격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자고로 현세(現世)적 의식이 매우 강했다. 황금에 관한 집착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다. 강한 현세의식, 황금을 향한 끊임없는 몰두-. 중국의 성장세는 누구도 가로막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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