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원수기자
  • 입력 2017.10.12 16:48
<사진 출처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뉴스웍스=장원수기자]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일본에서 올림픽 주경기장 공사장에서 일하던 20대 노동자가 과도한 초과근무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도쿄 신주쿠(新宿)노동기준감독서는 도쿄 올림픽의 주경기장인 신국립경기장 건설 공사장에서 일하던 A(23)씨가 장기간 노동으로 정신질환이 발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산업재해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봄 경기장 공사 시공사의 하청회사에 입사해 지반개량공사의 현장 감독 업무를 맡았다. 그는 한 달에 19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지난 3월 2일 실종된 뒤 다음 달 일본 중부 산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고 유서를 남겼다고 전했다.

신주쿠노동기준감독서는 A씨가 2월부터 만성적인 수면부족 상태가 돼 3월 초 정신질환이 생겼고 이에 따라 판단 능력 등이 현저하게 감퇴해 자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유족 대리인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자정을 넘어 귀가해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일어나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산업재해로 판단한 노동청에 감사의 말을 했지만, 아들을 구하지 못한 극도의 상심에 빠져 있다.

신국립경기장은 도쿄 올림픽의 상징이 될 장소이지만, 디자인 표절 갈등과 비용 절감 논란 등에 휘말리며 설계가 여러 차례 변경됐다. 그 결과 공사 시작이 1년가량 늦어졌고 2019년 11월 완공 목표를 맞추기 위해 빡빡한 일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난 주 직원에게 불법 초과근무를 시킨 혐의를 받는 일본 1위 광고회사 덴쓰에 약 50만엔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덴쓰에 입사했던 다카하시 마쓰리(高橋まつり·당시 24세)씨가 한 달에 100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견디다 못해 2015년 12월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일본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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