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기자
  • 입력 2017.10.17 19:10
춤을 추면 뇌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기자] 치매가 걱정된다면 차차와 맘보와 같은 리듬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 춤을 꾸준히 추는 것만으로도 두뇌의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마그데부르크 신경퇴행성질환센터(Germany center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in Magdeburg)의 한 연구팀은 총 52명의 건강한 60대 후반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절반에겐 춤을 가르쳤고, 나머지 절반에겐 산책, 스트레칭, 실내용 자전거와 같은 표준적인 운동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 실험은 총 18개월동안 진행됐다. 첫 6개월동안 각 그룹은 주 2회, 나머지 12개월은 주 1회 모여 주어진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1년 6개월 동안 실험에 끝까지 참여한 노인은, 춤 연습 그룹 14명, 표준적인 운동 그룹 12명이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춤 수업에 참여한 그룹은 신체 균형능력의 뚜렷한 향상을 보였다. 특히 두뇌의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영역이 활성화됐다.

해마는 관자엽의 안쪽, 대뇌겉질 밑에 위치한 기억과 관련된 기관이다. 3~3.5 cm³ 크기이고, 모양이 해양생물 해마와 닮았다. 해마는 뇌의 다른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고 기억, 감정, 행동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패트릭 뮬러 연구원은 “춤은 율동과 스텝의 순서를 기억해내는 암기력을 동시에 요구한다”며 ”이러한 과정이 노인들의 뇌 기능을 향상 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서적으로 영향을 주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부연 설명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다비드 마르퀘즈 교수(Kinesiology학과)는 “춤을 출 때는 항상 다음 스텝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인지능력과 사회성, 그리고 율동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춤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결과를 맹신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마르퀘즈 교수는 “실험 참가자의 숫자가 적어 정확히 어떠한 요소가 두뇌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뮬러 연구원 역시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 예방에 효능이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두 전문가는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 마르퀘즈 교수는 “에어로빅, 산책 등이 기억력과 체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은 이미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됐다”며 “누구나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뮬러 연구원도 “건강한 생활방식과 함께 꾸준히 운동을 병행한다면 뇌의 노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트 ‘프론티어스 인 휴먼 뉴로사이언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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