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기자
  • 입력 2017.10.22 08:03

[뉴스웍스=양민후기자] 추운 계절에 태어난 남성이라면 호흡기질환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겨울에 출생한 남성이 다른계절에 태어난 남성의 폐보다 선천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판명됐기 때문이다.

가천대의대 길병원 김태범 교수(비뇨기과)와 인제대 서울백병원 박이내 교수(호흡기내과)가 공동연구한 ‘출생 계절에 따른 폐기능 상관성’ 논문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겨울에 태어나는 것이 폐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출생 계절과 폐기능의 관련성이 없었다.

김태범·박이내 교수팀은 비뇨기과 수술을 받기 전에 폐기능 검사를 받은 1008명(남 530명, 여 47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출생 계절과 폐기능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겨울에 태어난 남성의 강제폐활량(숨을 최대한 마신 뒤 강하게 내쉬는 호기량, FVC), 1초간 강제 호기량(강제폐활량 측정 시 1초간 평균 호기량, FEV1), 그리고 1초간 강제 호기량 예측치(FEV % predicted)가 다른 계절에 태어난 남성보다 낮았다.

다른 계절에 태어난 남성의 FVC는 한번 호흡에 평균 3.64리터를 기록한 데 반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의 FVC는 3.51리터로 적었다. 또 다른 계절에 태어난 남성의 FEV1은 2.64였고,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2.50리터를 기록했다. 특히 강제 호기량 예측치에선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100%(기준)보다 낮은 96.3%를 기록해 평균 이하의 폐기능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김태범 교수는 계절과 폐기능의 관련성에 대해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성의 폐기능이 계절과 무관한 것은 여성호르몬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연구에서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흡연을 할 경우엔 폐기능이 더욱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범 교수는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담배를 피우면 폐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호흡기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고 권했다.

한편 연구팀은 ‘손가락 길이 비율과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세계 최초로 ‘영국 비뇨기과학회지(BJU International)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이후에도 그는 국내외에서 손가락 길이 비율과 관련해 폐기능, 자녀의 성비 등의 개연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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