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원수기자
  • 입력 2017.10.23 17:52

[뉴스웍스=장원수기자] 한 강경파 사우디아라비아 남성 성직자가 여성들이 성희롱과 간음의 원인이라며 성범죄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아흐메드 빈사드 알카르니(사진)라는 사우디 성직자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성 혐오적인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 사우디 여성이 남성의 차에 올라타는 동영상을 게재한 뒤 “신에게 맹세하건대 여성이 ‘성희롱과 간통’의 원인이며, 남성들이 성폭행과 강간을 하도록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 여성을 보라. 차량을 멈추게 하는 이도, 남자의 차에 스스럼없이 올라타는 이도 여성”이라며 “남성이 강간하면 여성은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위엄에 대해 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화장과 향수를 하고 집을 떠나는 여자는 바람을 피운다. 그렇지만 부엌 앞치마를 두른 여성은 절대 자신의 집을 떠나지 않는다. 남성들을 비난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 논란은 사우디 당국이 암환아들을 위한 기금마련 콘서를 취소하고 난 며칠 뒤에 제기됐다. 콘서트는 무일푼에서 부자가 된 사연으로 유명한 이집트 출신 여가수 셰린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었다.

당국은 행사 주최 측이 콘서트 개최를 위한 면허를 신청하지 않아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알카르니와 같은 보수주의자들은 콘서트에 반대하는 트위터 캠페인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서는 20년 동안 남자가수들의 콘서트만을 허용해왔다.

사우디에서는 왕국의 엄격한 복장 규칙에 따라 여성들은 공개적으로 길고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하며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려야 한다.

지난 달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등장한 이후, 국가 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성 운전 운전 금지 조치가 해제됐지만 아직 보수파들의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은 현저히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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