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1.21 14:23

올해 매출 72조원 업계 1위 확실... 시스템 메모리는 과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반도체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연간 기준 매출 글로벌 1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지난 24년간 유지됐던 반도체 업계의 ‘인텔 왕조’가 무너지고 삼성이 새로운 왕위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만 안주하기 보다 고부가가치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반도체 시장전망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매출 656억달러(71조9632억원)를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 반면 지난 1993년부터 반도체업계를 지배해왔던 인텔은 올해 610억달러(66조95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4년 만에 2위로 떨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크게 올라 매출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1993년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 31억달러를 기록해 같은기간 인텔이 기록한 76억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그간 가파르게 성장세를 거듭한 삼성전자는 드디어 인텔을 제치고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생산하는 4세대 3D V낸드 칩과 이를 기반으로 한 메모리 제품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하지만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시스템 메모리 부문에서는 큰 수확이 없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19조9000억원과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16조3000억원을 기록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총 시장 규모는 약 4013억달러(440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는 무려 71%를 차지해 메모리 반도체 보다 훨씬 비중이 크다.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라면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를 ‘처리’하는 장치다. 업계에 따르면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훨씬 비싸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텔이 지난 1980년 일찌감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손을 뗀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 시스템 반도체 업체로는 인텔(PC용 CPU)과 퀄컴(스마트폰용 AP)등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만 투자와 매출이 편중된다는 지적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화성사업장에 6조원을 투자해 첨단 EUV(극자외선)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인 10나노 2세대 개발을 완료하고 화성사업장에 위치한 S3라인에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