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7.11.22 09:03

국경없는의사회, '인도 델리고법의 화이자 폐렴백신 특허' 비난

화이자 폐렴백신 '프리베나13'

[뉴스웍스=고종관기자]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생명도 아랑곳하지 않는 화이자의 특허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인도 델리고등법원 청문회에서 결정한 화이자의 폐렴백신 ‘프리베나13’(Prevenar 13)특허 심판에 대해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인도 법정은 지난 8월, "2026년까지 화이자의 프리베나 13의 개발과 시판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려 인도 제약사의 제네릭(복제약) 진출을 원천 봉쇄했다.

의사회는 이 판결내용에 대해 “화이자에 부여한 특허는 과평가된 것”이라며 “이미 이들 회사가 백신으로 4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도 제네릭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의사회는 “이번 결정이 하루 평균 250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폐렴으로부터 수많은 어린이가 보호받을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폐렴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화이자(PCV13)∙글락소스미스클라인(PCV10) 둘 뿐이다.

그러다보니 백신 독점으로 고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특허방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이 좋은 약이 있는데도 비싼 가격 때문에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의사회는 “실제 백신이 필요한 전체 국가 중 3분의 1이 예방접종 패키지에 폐렴 백신을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어린이 백신접종 가격이 2001년보다 68배나 뛰었는데 이는 고가의 폐렴 백신이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의사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프리베나 13의 구매에만 전체 백신 예산의 30% 이상을 지출한다는 사례도 들었다.

의사회는 한국에서도 화이자의 프리베나 13을 둘러싼 특허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4월, 특허 무효소송에 제3자로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하신혜 대외협력 보좌관은 “만약 화이자의 특허가 인정되면 독점적 가격 정책이 연장될 것”이라며 “이 사건이 공중보건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법원이 특허를 무효화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1971년에 의사·언론인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 국제민간인도주의 의료구호단체.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무력 분쟁, 전염병 창궐, 의료 사각지대, 자연재해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해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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