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기자
  • 입력 2017.11.22 14:29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 캡쳐>


[뉴스웍스=이수정기자] 지난 13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학교 교수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이와 관련 청원이 올라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중증외상분야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방안마련"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제기됐다.

이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소말리아 피랍 사건, 그리고 이번 북한군 판문점 귀순사건, 경주, 포항 지진 등 여러가지 일들을 언론을 통해 접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위에 적시한 사건들의 공통점은 다수의 중증외상환자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며 "또한 우리는 휴전 국가로써 세계에서 가장 전쟁발발 위험성이 높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총상, 파편상 등 중증외상을 치료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나라에서 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몇명이나 되겠나.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의사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또 "이번 북한군 귀순 사건의 주치의이신 이국종 교수님께서 영통구청으로부터 헬기소음민원 공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한탄을 금치 못했다"며  "또한 이국종 교수님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다는 기사도 접했다. 왼쪽 눈은 실명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국종 교수님 뿐만 아니라 타 지역 권역외상센터도 소속 병원의 눈치를 본다고 한다"며 "환자를 치료할 수록 병원의 적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동생이 의대준비생이라며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사명을 수행하는 꿈을 꾸며 의대에 입학하는 수많은 인재들이 의학교육을 받던 중 외과, 흉부외과 등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외과 의사하면 망한다, 쉽지 않다 라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외과, 흉부외과 지원자 미달이라는 현상에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기만 한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제도와 현실에 비판을 던지고자 한다"며 "과연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지금 현재도 형편없는 의료수가문제가 수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의료보험적용범위를 넓히는 것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왜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을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각오해야 하는걸까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1인으로서 국가행정수반인 대통령께 청원한다"며 "그들이 환자를 눈치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번은 잠을 잘 수 있게, 최소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 청원에는 22일 오후 2시30분 현재 84,790명이 참여했으며 이와 유사한 청원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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