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1.24 14:41

김영배 경총부회장 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 변경” 한목소리

박용만(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우원식(왼쪽)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친 노동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 목소리로 "불합리한 최저임금제를 손봐 산입범위를 변경해야 한다"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지난 23일 김영배 경총 상근부회장이 “비합리적인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내년 모든 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대단히 염려스럽다"며 정부에 '쓴 소리'를 한데 이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역시 같은 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변경하지 않고 당장 내년에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경제계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이대로 가면 기업은 물론 나라 경제 전체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의 최저임금에는 정기상여금과 숙식비 등이 제외돼 있어 최저임금이 오르면 전체의 임금 상승 규모는 이보다 휠씬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기업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논리다.

박 회장은 이날 새정부 들어 4번째로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당대표들에게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했다. 제언집의 주요 내용은 대기업 편중화 해소‧신산업 진입장벽 등 규제 완화‧고용 선진화 등 크게 3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저임금‧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고용 문제를 개선하기 앞서 퇴직자 보호 등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내용 등이 수록돼 있어 앞선 최저임금과 관련한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같은 박 회장의 행보는 최근 기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의가 정부의 공식 재계 파트너로서 기업들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박 회장은 최근 기업경영 활동보다 대한상의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편, 정부는 핵심 경제정책인 ‘국민소득주도 경제성장’을 위해 내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인상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 인상되면 산업임금이 0.55% 인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는 최저임금의 산입범위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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