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탐차이나] 당나라 군대
[탐탐차이나] 당나라 군대
  • 유광종기자
  • 승인 2015.12.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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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인으로 이뤄진 군대를 흔히 ‘당나라 군대’라고 표현한다.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실제 당(唐) 왕조가 이룩한 군비(軍備)와 전투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고구려를 멸망시킨 존재 또한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한 부대였다. 따라서 비아냥거림이 섞인 ‘당나라 군대’라는 말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추측건대, ‘당나라 군대’라는 말은 명치유신으로 근대화에 일찍 성공했던 일본이 군대를 보내 국민당과 공산당이 서로 다투고 있던 무렵의 중국을 침략할 때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일본이 직접 중국인의 부대를 ‘당나라 군대’로 부르거나 적었던 적은 없다.

당시 일본의 장비와 화력, 전투력과 조직력 등은 중국의 국민당과 공산당 군대를 압도했다. 특히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군대는 일본의 월등한 전투력 앞에서 대단한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 중국의 군대를 일본이 ‘당(唐)’이라는 글자를 붙여 호칭했을 가능성은 크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중국과 중국인을 호칭하는 방법은 많다. 그러나 당(唐)은 그 가운데에서 제법 차지하는 몫이 큰 글자다. 중국인을 唐人(당인), 중국인의 복장을 唐裝(당장), 해외의 중국인 거리를 唐人街(당인가)로 적는 식이다. 해외의 중국인들 또한 자신의 고향을 唐山(당산)으로 부른다. 이소룡의 영화 ‘당산대형(唐山大兄)’이 그 예다.

제국의 꿈을 키웠던 100년 전의 일본은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군대에 唐(당)이라는 글자를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일제로부터 숨 막힐 듯한 압박을 받았던 한반도 사람들이 그런 맥락을 좇았을 개연성은 있다. 그로써 ‘당나라 군대’라는 말이 구전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당나라 군대’는 조직력이 형편없고, 전투력의 토대인 군기(軍紀)가 땅에 떨어진 수준의 부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 호칭을 지금 중국 공산당이 지휘하는 인민해방군에 붙일 수 있을까. 요즘 중화권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부정부패, 인사상의 온갖 비리 등이 알려지면서 중국 법률의 심판대에 올랐다가 올해 초 사망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예가 그렇다. 지난해 조사 과정에서 그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 중에 흘러나온 소식은 기가 막힐 정도다. 달러와 유로, 엔화 등 세계 주요 지폐가 지하실 창고에서 나왔는데, 이루 다 셀 수가 없어 무게를 달았더니 1톤에 가까웠다는 소식 말이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장사 수완으로 명성이 높다. 주둔지의 황금 광산을 직접 운영하고, 변방으로 나간 군대는 무기 밀매업에 종사하며, 각종 상품의 밀무역에도 나서는 편이다. 그런 군대의 간부들이 군사 최고 책임자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쉬차이허우에게 1톤의 달러와 유로화를 갖다 바쳤을 테다.

중국 군사력은 겉면은 화려하다. 미국에 필적할 스텔스 전투기, 대륙간 탄도미사일,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을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그 한편으로는 늘 의구심을 자아낸다. ‘당나라 군대’의 전통 때문이다. 그런 부패와 비리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고 나선 사람이 요즘 중국 최고 권력자 시진핑(習近平)이다.

쉬차이허우를 비롯해 궈보슝(郭伯雄) 등 해방군 최고위 지휘관을 부패 혐의로 잡은 데 이어 그들에게 연줄을 대고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던 인맥을 철저하게 솎아내고 있다. 대열병식에 이어 요즘은 중국의 군구(軍區) 중심 편제를 합동참모본부 식 현대 지휘체계로 개편하고 있다.

‘당나라 군대’로서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한 결과다. 문제를 알면 해결의 방도가 보인다. 중국은 그런 점에서 다행이다. 제 나라의 근간인 국방의 심각한 문제를 인지해 개혁의 방도를 치밀하게 찾고 있으니 그렇다. 중국의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

방위산업의 굵직한 비리가 줄을 지어 언론에 등장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애써 키운 대한민국 군대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정말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당나라 군대’는 중국의 군대에만 붙는 별칭은 결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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