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2.01 14:26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29명 목숨 잃어…"고통 임계점 다다랐다"

쌍용자동차 생산직 근로자가 평택 생산라인에서 G4 렉스턴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복직을 기다리는 쌍용자동차 해고 근로자들이 결국 모기업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회장을 만나러 인도행을 택했다. 이들은 아난드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켜달라고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1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정동에 위치한 민주노총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가 인도로 떠나는 것은 지난 201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3명은 투쟁단을 결성해 인도에서 ‘무기한 인도 원정투쟁’에 돌입한다.

쌍용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희망퇴직자, 해고자들의 채용을 2017년 상반기까지 조속히 노력한다”는 내용의 노사 합의 이후 167명의 해고자 중 37명만 복직한 상태다. 나머지 130명의 해고자들은 여전히 기약없는 복직을 기다리는 중이다.

쌍용차 노조는 노동계의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2009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의 경영권을 마힌드라에게 내놓으며 무려 2000여명의 근로자를 정리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해고된 근로자들은 167명이며 나머지 직원들은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처럼 유례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진 이후 지난 8년 간 29명의 희망퇴직 쌍용차 근로자들이 자살과 투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던 해고자의 부인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쌍용차를 떠난 근로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사회적 ‘낙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나 택시운전 등을 통해 간신히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해고기간이 8년을 넘겨 해고자들의 고통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며 "정부와 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 법제화가 이뤄져 인원충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킬 수 있다"고 해고자들의 복직을 촉구했다.

특히 해고 근로자들은 소형 SUV 티볼리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흑자전환에 이어 지난 9월 사상 첫 내수 3위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복직이 지체되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에 인도로 떠나는 투쟁단은 이날 오후 인도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들은 인도 현지의 시민‧노동단체 등과 힘을 합쳐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전 방위적인 노력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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