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2.01 17:02

내수 1만대 팔린 그랜저, 글로벌 시장에서는 '철수'

현대자동차 2018년형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6만3895대를 판매해 압도적인 시장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어 글로벌 시장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는 해외 35만9045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4% 줄어든 총 42만2940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2.8% 증가하고 반대로 해외 판매는 13.6%나 줄었다.

현대차가 ‘안방호랑이’가 된 이유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내수 시장은 다른 국가와는 달리 폐쇄적이기 때문에 벤츠‧BMW 등 고급 브랜드를 제외한 해외 대중 브랜드들의 설 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3사의 차종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국내와 달리 전 세계 수많은 자동차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따라서 이 같은 결과는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과 상품성이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현대차는 그랜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자 수출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랜저는 내수에서 월간 1만대씩 팔리는 최고 인기차종이다.

현대차의 내수실적을 살펴보면 그랜저가 무려 1만181대 판매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또 쏘나타(7459대)와 아반떼(7183대)도 시장 1위를 기록하는 등 승용차 라인업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총 2만7424대가 판매됐다.

또 RV 차종 역시 투싼 4609대, 싼타페 4522대, 코나 4324대 등 전년 동월과 대비 35% 증가한 총 1만3775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코나는 최대 경쟁자인 쌍용차 티볼리보다 불과 26대 앞서 아슬아슬한 1위를 지켰다.

글로벌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공장 수출 9만3660대, 해외공장 판매 26만5385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한 총 35만904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1월 간 3번이나 월간 40만대 수출을 돌파했으나 올해는 줄곧 월간 30만대 내외의 실적을 보여왔다. 특히 월간 35만대를 넘은 것도 지난달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올해 남은 한 달 동안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상품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