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7.12.04 18:13

중형이지만 준중형 가격으로 ‘가성비’ 어필… 그런데 후속 계획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클래식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는 회사를 대표하는 차종이지만 어느새 출시된 지 7년이 흘러 소비자들로부터 일명 ‘사골’로 불리는 노후모델이다. 그런데 SM5는 지난달 1077대가 판매되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준중형급 저렴한 가격에 중형 세단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입소문 덕분이다.

2010년 초 출시된 SM5는 지난 7년 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만 거치고 현행 모델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들어 판매량이 급격히 고꾸라졌다. 지난 2014년 2만7248대, 2015년 2만3866대, 지난해에는 6366대로 급감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5000대도 채 팔리지 못해 월 평균 400~500대 수준에 그쳤다. 풀체인지(세대교체) 계획이 없어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바닥을 기었던 SM5의 판매량은 지난달 들어 갑자기 껑충 뛰었다. SM5는 지난달 1077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8%, 전월 대비 10.7% 껑충 뛰었다. 비슷한 처지였던 SM3와 SM7이 각각 여전히 329대와 388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르노삼성은 SM5의 판매량이 끝없이 떨어지자 지난해 3월 SM6의 출시와 동시에 편의옵션을 재조정하고 가격을 내린 ‘SM5 클래식’을 선보였다. 이 같은 특단의 조치에도 좀처럼 반등할 기색이 보이지 않자, 르노삼성은 지난 9월 SM5의 출시 20년을 기념해 SM5의 가격을 동결하고 통풍시트 등 고급옵션을 무료로 대거 적용했다.

단일트림인 SM5 클래식은 219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최고급 가죽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및 파워시트, 17인치 휠, 하이패스 룸미러, 풀오토 에어컨, 유해가스 유입차단장치, LED 포지셔닝 램프,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기본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중형 시장 최대 판매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는 2255만원부터 판매되지만 SM5에 적용된 통풍시트는 2705만원인 모던등급에서야 찾아볼 수 있다. SM5의 가격은 사실상 준중형 모델 수준이다. 현대차 아반떼의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 등급의 가격은 2165만원으로 SM5와 큰 차이가 없다.

업계는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SM5 판매 확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래된 차긴 하지만 “같은 값이라면 중형”이라는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는 이야기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5가 월간 판매 1000대를 돌파한 것은 SM5의 가성비에 대한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쏘나타에게 뺏겼던 중형시장을 고급형 SM6와 저가형 SM5로 나누어 다시 가져오고 있다”며 “SM5는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M5가 지난달 판매량 1000대를 넘긴 했지만 신차를 출시해야 부진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5의 후속모델은 전혀 계획된 것이 없다"며 ”현행 모델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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