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원수기자
  • 입력 2017.12.13 12:05
<사진 출처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뉴스웍스=장원수기자] 이란의 여자 축구선수가 히잡을 쓰지 않고 연습경기를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처할 상황이 되자 스위스로 망명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란 축구선수 시바 아미니(28·사진)가 스위스로 망명을 신청했는데, 그 이유가 반바지를 입은 채 히잡을 쓰지 않고 연습경기를 치러 이란 당국에 의해 감옥에 갇힐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미니는 지난 3월 스위스에서 개인 휴가를 갖고 친구들과 가볍게 축구 한 판을 했다. 아미니는 반바지를 입고 히잡을 쓰지 않는는 등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축구를 즐겼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히잡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의 여성들에게는 필수 복장이다. 이란 여성은 평상시에도 머리에 히잡을 쓰고, 노출되는 옷을 입으면 안 된다. 아미니로서는 사소한 실수와 해프닝이었지만 이란 정부는 이를 확대 해석했다. 아미니는 “정부 고위 관리가 나한테 야당과 반이슬람단체에서 일하지 않냐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아미니는 귀국할 때에는 체포될 것을 두려워해 스위스로 망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나는 이란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며 “공항에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익명의 스위스 망명센터에 있으며, 이란 언론이 그녀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부모와 형제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나는 가족과 내 나라를 사랑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 이란에서 좋은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또한 “스위스 정부가 나에게 스포츠 교사로서 이곳에 살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매일 동료 망명자들과 따뜻한 날에는 축구를 하기 위해 밖에서 뛰어다니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운동선수가 아니라서 나에게는 도전이 아니다”라며 “축구와 스포츠가 없다면 제 인생의 의미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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