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7.12.16 08:10
<사진=JTBC뉴스룸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16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발언 등으로 이슈가 된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을 조명한다. 

최근 진행된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촬영에서 제작진은 권역외상센터에 대해 집중 추적했다. 

권역외상센터가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석해균 삼호 주얼리호 선장이 초총상을 입어 이국종 교수가 치료를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아덴만 여명작전은 당시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대한민국의 삼호해운 소속 선박 삼호 주얼리호(1만 톤급)를 소말리아 인근의 아덴 만 해상에서 구출한 작전이다

이후 관심이 사그라들다 지난달 북한군 귀순 병사의 치료과정에서 재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는 25세의 북한군 병사 오청성 하사가 총탄을 무릅쓰고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해 한국 땅으로 넘어왔다. 

당시 이국종 교수는 5발의 총상을 입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오 하사를 장시간의 수술 끝에 살려냈다.

이 사건을 통해 권역외상센터는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으며 '이국종 신드롬'이 일어났다. 이어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27만 명의 국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그에 따라 당초에는 내년 권역외상센터 예산을 삭감을 계획했던 정부는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이국종 교수는 "자신은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없다"고 말했다.

이 날 방송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국종 교수의 비망록 101장의 전문을 입수해 공개한다. 

이 교수가 틈틈이 메모해온 그의 비망록엔 권역외상센터 안에서 일어나는 숱한 좌절과 절망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이 교수의 비망록에는 "밤은 환자들의 비명으로 울렸다. 그들은 죽음을 달고 내게로 와 피를 쏟았다. 으스러진 뼈와 짓이겨진 살들 사이에서 생은 스러져갔다"고 전했다. 

또한 조현민 부산 권역중증외상센터장은 "오늘 후배가 나를 찾아왔다. '힘들어서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정말 죄송하지만 그만두겠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138명의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의 실태 조사 및 221명의 전국 의과대학생들의 전공 분야 선호도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한 달 동안 권역외상센터에서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근무했다는 의료진들이 60.9%, 한 달 중 야간 근무를 한 횟수는 '7일~10일'이 42%로 가장 많았다. 또한 전국 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에서 무려 88.7%가 '외상 외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규정상 권역외상센터는 한 곳당 최소 20명의 전담의사를 두도록 하고 있으나 올해 6월 이 기준을 충족하는 권역외상센터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력난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명의 영웅'을 만드는 것보다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권역외상센터의 현실을 조명한 '그것이 알고 싶다'는 16일 밤 11시 5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