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의 노인정책, 이것이 핵심이다
[기고] 일본의 노인정책, 이것이 핵심이다
  • 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
  • 승인 2018.01.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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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인병원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케이노모리 병원의 오픈스테이션 모습

한국은 2017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13.7%로 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는다. 고령화 문제는 단순히 고령자 수가 늘어난다는 숫자의 개념이 아니다. 국가의 생산, 교육, 환경, 문화 등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찾아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런 점에서 우리보다 20년 먼저 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은 우리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해 11월 경희대 의료복지사절단(단장 김용태 교수)의 일원으로 일본 도쿄와 치바의 의료기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방문 주제는 한국 의료의 사각지대인 ‘아급성기(급성을 지난 만성질환의 중간 시기)재활의 의료제도’였다.

사절단은 데이케어 서비스로 물리치료를 제공하는 ‘하메지아 클리닉’, 매일 데이(방문) 서비스와 단기 입소를 기반으로 통원치료를 하는 ‘쿠주쿠리 개호센터’, 일상생활 복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케이노모리 재활병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노인의료의 다양한 시스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일본은 2000년 4월부터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집으로 편안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을 중심으로 한 개호보험(카이고호켄)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아급성기 의료시스템이다. 개호서비스를 받는 대상은 병들어 몸져눕거나 치매에 걸린 고령자다. 일본은 이 같은 개호보험제도 운영과 더불어 2013년에는 사회보장 개혁프로그램법을 통해 지역 포괄케어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의료, 개호(장기요양), 예방, 거주, 일상생활 지원 등 5가지 부문으로 나눠 고령화 문제를 적극 해결한다.

일본의 고령자 정책은 이렇게 과거의 복지시설 중심에서 지역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설을 늘리기보다 노인이 살고 있는 시·정·촌이 보험자가 돼 운영하는 개호보험을 도입한 것이다. 개호서비스는 이들이 지정한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민간기업, 비영리조직 등이 제공한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은 재택 개호서비스와 시설에서의 개호서비스로 나뉜다.

일본은 전국적으로 아급성기를 담당하는 8만 병상의 의료기관이 있다. 이것도 모자라 아급성기병상을 25만 병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령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본인이 살고 있는 생활권에서 재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개호보험제도는 건강보험에 추가하는 형태로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40대 이후에 가입해서 본인이 서비스를 받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10% 본인부담을 근간으로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의료기관은 단계별로 기능과 제공하는 서비스를 명확하게 나누고 있다. 단계적인 물리치료 및 재활을 통해 ‘집’이라는 생활공간으로 잘 복귀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케이노모리 재활병원의 경우,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오픈된 공간에서 함께 의사소통을 하고 환자 치료를 수행하는 오픈스테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급성기라는 특성에 맞춰 환자의 재활을 앞당기기 위해 의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가가 되어 의사, 약사, 간호사, 치료사 등을 통솔한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음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한국형 개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환자를 시설위주에서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개호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제도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둘째, 건강서비스법 입법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선 치료 이후의 환자 상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재활을 지원하는 영역, 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의료서비스 영역이 부재하다. 특히 이 분야는 디지털헬스케어와 연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위의 두 가지 방안은 신시장과 고용 창출의 두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일본은 저출산과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서비스산업과 헬스케어 분야를 통한 내수 확대 전략을 채택했다.

최근 개최된 ‘뉴시스 일본포럼’에서 일본의 소비시장 견인에 있어 포미족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 바 있다. 포미족(For Me族)의 소비는 자기 자신을 위한 가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 자신의 건강이다.

고령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의료비의 증가를 새로운 서비스 산업의 창출과 고용창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베스티안재단 양재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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