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1.04 18:40

임단협 일찍 마친 쌍용차 티볼리가 수위에 올라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소형 SUV 코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자동차의 주력차종 중 하나인 소형 SUV 코나가 지난해 12월 실적에서 전월 대비 39.5%나 급감하는 수모를 겪었다. 코나의 판매량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로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국내서 인기몰이 중인 코나는 디자인과 상품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출시 직후부터 줄곧 소형 SUV 시장 1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코나는 지난 6개월간 2만3522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하지만 왕년 최강자 쌍용차 티볼리가 지난 11월 코나와의 격차를 단 26대로 좁히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무려 2267대나 더 많이 판매했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4885대가 판매된 티볼리는 오히려 전월 대비 13.7% 판매가 늘어 다시 1위를 되찾았다.

티볼리는 올해로 출시된 지 4년이 지난 모델로, 비교적 신차인 코나가 소비자들로부터 더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코나 판매량이 단 한 달 만에 40% 가까이 판매량이 급감한 데는 노조의 파업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임금 추가 인상안을 제시하라“고 사측에 요구하며 4일부터 닷새 간 또 부분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실제로 코나 공식 동호회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면 노조의 파업을 성토하는 게시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코나 출고 대기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파업 때 조립된 차량의 결함 가능성과 출고일 지연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공식 동호회에 회원들이 노조의 파업을 성토하는 글을 올린 모습. <사진=코나 공식동호회 캡처>

코나 출고를 기다리는 한 회원은 노조 파업을 알리는 게시글에 “파업때 조립되면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는데 결제카드 취소하고 내년 봄에나 다시 살 계획”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회원은 지난 3일 게시글을 통해 “11월 1일 계약했는데 파업에 따른 차량 불량을 이유로 아직도 차를 받지 못했다”며 “출고 지연에 대한 책임을 딜러와 고객에게 떠넘기는 회사에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이미 변호사와 상담했다”고 밝혔다.

코나 동호회의 한 회원이 "파업에 따른 생산지연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글을 올린 모습. <사진=코나 동호회 캡처>

이어 한 회원은 “10월 6일 계약한 뒤 지난주에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파업으로 또 출고가 미뤄졌다”며 “울산공장을 직접 가서 받아오고 싶어도 직원이 없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동호회 회원들은 “파업이 진행되면 차를 늦게 받는 것보다 중대한 결함 가능성이 더 문제”라며 계약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져 불량품 가능성이 커진다”며 “임단협 교섭에 신경쓰다보니 정작 일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파업때 생산된 차량은 소비자에게 구매하라고 권하기 어렵다"며 “노조는 속히 파업을 멈추고 품질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