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윤 기자
  • 입력 2018.01.14 08:02

"배움에 대한 '기꺼움'과 목표에 대한 '확고함' 있었다"

[뉴스웍스=박지윤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9.9% 기록한 가운데 경제활동이 없는 청년층도 30만명(통계청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앞으로 4년 간 청년층 인구가 단기간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웍스는 이 같은 청년 실업의 대안으로 ‘해외 취업’을 제시합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해외 취업 성공 수기집’을 바탕으로 막막했던 해외 취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나침반이 되고자 합니다. 초기 준비와 구직 단계, 그리고 현지 정착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가별로 소개해 해외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겠습니다.

Grand BK 김민정 / "세계 속에서 나만의 특별함을 찾다"

• 배움에 대한 기꺼움과 확고함

• 끊임없는 자기 계발

• 나만의 스토리

 

◆ 해외 취업에 도전한 계기

어린 시절부터 저는 ‘특별함’에 열광했습니다. 스무살에는 “대학에 가면 모든 것이 달라 질 거야, 네 세상이야”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몸속 깊이 스며들어 대학생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며 돌아보니 저에게 남은 것은 학점 4.38이라는 숫자뿐이었고, 너무나 허무했습니다. 그저 한낱 종이의 저 세 글자를 위해, 무엇을 위해 그리도 애를 쓰고 악착같이 뜨거운 밤을 지새웠는지 지나간 시간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가 아닌, 갈피를 잃고 휘청거리는 오뚜기처럼 흔들렸고 방황했습니다. 

그 순간 저에게는 그 누구보다 꿈과 목표가 필요했습니다. 그토록 내가 열광하던 특별함의 기준을 세상이 아닌, ‘나’로 세우는 과정이 절실했고, 해외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매일이 도전이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진짜 색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길 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짜인 틀에 나를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틀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해외 취업을 통해 세상이 만든 특별함이 아닌, 나만의 특별함을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 미국 취업 진행 과정

G사의 입사는 총 3단계의 전형이 있었습니다. 1차 서류, 2차 실무진 면접, 3차 최종 면접 순이었습니다. 모든 면접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마지막에는 화상을 통한 대표님과의 최종 면접이 실시되었습니다. 서류 합격 후 1차 면접까지 2주간의 기간이 주어졌으며, 대략 1주 후 최종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1차 실무진 면접, 2차 최종 면접을 통해 느낀 점은 회사가 지원자들이 ‘무엇을 해왔는 가’가 아닌 ‘무엇을 하려는가’를 궁금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 집중함으로써 지원자의 가치를 보고 싶어하는 모습이었고, 또한 지원자의 전공과 틀에 갇힌 스펙의 나열이 아닌 그들의 진심어린 이야기와 꿈에 더 많이 귀 기울이는 모습 이었습니다.

전형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모든 해외 취업 지원자들이 그러하듯 ‘면접에 대한 긴장감’ 과 ‘영어에 대한 압박’일 것입니다. 저 역시 평소 면접에서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던 터라 면접일이 다가올수록 긴장은 배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내뱉던 말도 꼬이기 시작했고, 말투마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모든 면접이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압박감이 더욱 컸습니다.
가장 저를 괴롭힌 것은 ‘면접에 대한 긴장감’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했습니다. 그 속에서 찾은 노하우는 정해진 물음에 대한 정해진 답변이 아닌, 진짜 ‘나’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내뱉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를 가장 궁금해했고, ‘나’에 대해 알기 위 한 물음을 던졌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물음을 가지는 것조차 쉽지 않아서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가장 내가 하고 싶은 것, 즐거워하는 일부터 행하며, 새로운 상황에서 행복해하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장 단순하면서 1차원적인 모든 것으로부터 나만의 잣대를 만들어갔습니다. 조금씩 나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면서 어느새 면접의 시간들이 나를 위한 시간임을, 나의 노고에 칭찬 받을 수 있는 시간임을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면접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지나친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2차 면접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다음은 ‘영어에 대한 압박’입니다. 특히 2차 면접은 회사 대표님과 일대일로 면접을 진행 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영어에 대한 압박감이 컸습니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부족함을 부끄러워하지 말자’였습니다. 고난도 영어를 구사할 정도로 자신 있는 실력은 아니지만,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불편함이 있을뿐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2주라는 시간 동안 외국인 친구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웃음 가득한 장난과 주고받는 안부를 통해 그들의 감성을 배웠고, 청춘으로서 함께 겪는 고민을 공유하며 서로의 생각에 공감했습니다. 이를 통해 면접에서도 최고가 아닌 최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나를 표현하는데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대표님과의 면접은 친구와의 대화처럼 서로의 가치와 이상향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편안한 시간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물음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그 시간이 단순히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니라 ‘나’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과정 임을, 동시에 내 인생에서 그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귀한 시간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이 쌓여, 처음에는 어색하고 과분하게 느껴졌던 꿈과 목표라는 단어가 어느새 나와 가장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꿈과 목표란 지금 내가 웃으며 하고 있는 일, 그것이 곧 나의 꿈이었고 목표였습니다.

◆ 구직 활동 과정

처음 해외 취업을 결심했을 때만 해도 해외 취업이 너무나 대단하고 거창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장 무식한 방법으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취업 및 해외 사업과 관련된 모든 교수님께 직접 조언을 구하고, 취업 박람회와 KOTRA 등 해외 취업의 길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두루뭉술하고 정해진 틀이 아닌, 나를 위한 지표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학생의 신분으로 해외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인 여건과 신분 등 여러 이유로 처음 지원한 4곳의 회사에서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4번을 연속으로 거부당하다 보니, 스스로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일까?’ ‘다른 길을 찾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저를 가장 힘들게 했습니다. 그때 저는 ‘4.38’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더 이상 세상이 정해 준 잣대로 내 인생을, 내 목표를 흔들리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준비했던 4곳의 회사에서 모두 서류 탈락의 쓰라림을 맛본 뒤 준비했던 모든 서류를 검토했고, 가장 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회사는 이익을 위한 기관이며 나는 내 인생을 위한 존재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깨달은 후 준비한 모든 서류를 지우며 회사의 이익과 나의 이익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 해외 취업의 길이라는 것을, 이 결정이 어떠한 나비효과가 될지 제3자들에게 설득시켜야만 했습니다. 스스로를 다스리며 그들과의 조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H사에서 1차 서류 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드디어 더 넓은 곳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 나만의 성공 노하우

많은 사람이 걸어온 평탄한 길이 아닌 가시밭길을 꿋꿋이 걸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배움에 대한 ‘기꺼움’과 목표에 대한 ‘확고함’ 때문이었습니다.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은 대학교 3학년 때 전공 변경을 통해 경제학에서 산업공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일부터 관리와 판매 등 다양한 산업의 형태와 프로세스의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그 가운데 저의 이목을 끈 것이 ‘데이터 분석(Data Analysis)’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현 상태를 파악하고, 여러 사람과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고민하는 일은 가슴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스스로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은 데이터 분석이 더 매력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소통하는 Purchasing Data Analysis 직무에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다른 지원자들보다 부족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인 만큼 누구보다 자신있게 해낼 수 있다는 확고함이 있었습니다. 그 확고함이 저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했고, 현재의 제가 열정적인 사람들과 기회의 땅인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생각만으로는 꿈이 이루어질 수 없는 법입니다. 저는 꿈에 대한 자기 계발을 소홀히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 분석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빠른 ‘판단력’과 원활한 ‘소통’이라 생각했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데이터는 트렌드와 변화에 민감하기에 분석한 데이터를 빠르게 판단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배움이 부족하다 생각했기에 매 학기 모든 전공의 프로젝트 리더를 능동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물론 그 누구보다 많은 실패를 경험했지요. 이후 실패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다보니 프로젝트의 사소한 변화에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고, 어느 상황 에서도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제학과 산업공학, 어찌 보면 두 번의 대학 생활을 하게 된 저는 내가 맺은 인연과 새롭게 맞이할 인연의 끈을 쉽게 놓지 않았습니다. 두 개의 단과대를 드나들며 양쪽의 소학회를 모두 참여했습니다. 어쩌면 두 가지 색깔을 모두 띤 어정쩡한 사람이 되었지만 이러한 노력이 의사소통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줬습니다. 이러한 꿈에 대한 확고함과 나만의 스토리는 회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부족한 전공 지식 속에서도 당당히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성공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과분합니다. 아직은 실수투성이고,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꿈에 그리던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 다. 매일 여러 데이터를 가지고 담당 바이어들과 상의하고,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감사한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신의 믿음을 찾아 움직였고 그 기회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 입사 후 적응 방법과 극복 과정

모든 일은 사람에서 시작되어 사람에서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입사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일은 인사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하게 되는 모든 이와 환한 인사를 주고받으면, 왠지 모를 성취감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렇게 누구에게나 인사를 주고받는 일은 나를 회사의 일원으로서 가장 빨리 인도해주는 지름길이었습니다.

입사 후 가장 난감했던 점은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회사의 모든 업무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아주 사소한 업무라도 나의 사소한 실수가 다른 이의 큰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실수로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보거나 회사에 손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부담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부딪쳐보기로 했습니다. 걱정을 앞세워 안절부절못하기보다는 하나하나 배우면서, 넘어지더라도 부딪쳐보기로 했습니다. 현재 저는 모든 것이 서툴고 배워야 한다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스로 되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의 별명이 ‘질문왕’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거나 이해되지 않을 때마다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는 매일을 도전하듯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의 도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고, 끊임없이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 해외 취업 희망자들에게

저는 그 누구보다 평범한 여학생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처럼 예쁘고 멋있는 사람들을 동경하며, 어쩌면 시기 어린 질투를 했던 지극히 평범한 여학생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스스로 변하기만을 기다린 저에게는 부러워했던 모든 것이 환상이고 착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저는 미국 뉴저지에서 새로운 삶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도전하며 저만의 특별함을 찾으려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그토록 평범함을 싫어하던 제가,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평범함을 받아들이며 평범함으로 빛나는 삶을 개척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해외 취업 성공과 함께 시작됐고, 해외 취업을 통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해외 취업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해외 취업이 대단한 사람들의 소유물이 아님을 더 많은 친구가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분의 이야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It’s Your 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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