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1.18 11:25

美 시장조사기관, 2022년 3조3000억원 규모 예측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유전자검사 전문 기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유전자를 이용한 진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헬스케어 시장조사기관인 칼로라마 인포메이션(Kalorama Information)은 유전자 진단시장이 지난해 99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앞으로 매년 평균 25.6%의 성장률을 보여 2022년엔 3억1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 수치는 병원검사를 제외한 유전자 전문기업이 소비자의 의뢰를 받아 정보를 제공하는 DTC(Direct-to-Consumer)만을 집계한 것이다. 여기에는 친자확인 검사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핑크빛 전망은 여러 가지 성장 동력에 기인한다.

변화의 물결을 가장 먼저 이끈 것은 기술 개발이다. 과거 천문학적으로 돈이 들어가던 인체 유전자지도(게놈) 분석 가격은 2015년 이미 1000달러 시대를 마감했다. 세계 유전자 분석장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일루미나는 곧 100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유전자 검사기관들이 20~40만 원대의 검사비를 내걸고 마케팅을 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갖가지 분석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혈액이나 타액, 심지어 소변을 통해 암과 만성질환, 희귀질환 유전자를 찾아내 안내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의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소변에서 유방암과 대장암을 찾아내는 기술을 확보했고, 시마즈(島津)제작소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을 2분 만에 판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16일 일본 언론은 밝혔다.

정부의 규제완화도 한몫하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해 4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10가지 질환에 대한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허가한데 이어 11월에 절차마저 간소화했다. 정확성·신뢰성 등 FDA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 일일이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반인의 인식변화 역시 바뀌고 있다. 스스로 진단하고 예방한다는 의료소비자로서의 주관이 뚜렷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건강보험료와 의료비 상승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다. 미국에선 직원이나 가족에게 질병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질병을 사전 차단하는 것이 사후 치료비보다 훨씬 적게 든다는 판단에서다.

20~30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 타액을 키트에 담아 보내기만 하는 간편한 검사시스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유전자 진단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칼로라마 인포메이션의 관계자는 “유전자검사 기업은 이제 개인의 특정약물에 대한 부작용, 복합질병에 대한 감수성, 유전질환 예측 등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의료소비자의 건강정보에 대한 요구가 결국 진단시장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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