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고종관기자] 간이 나쁘면 덩달아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강은석·이용호(내분비내과)교수팀은 지방간이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소화기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강교수팀의 연구는 간과 심장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첫 사례로 학회지에 '편집자 의견'이 함께 게재될 정도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간 합병증이 아닌 심장 및 심혈관질환으로 죽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간에 지방이 정상수치의 5% 이상일 때 지방간으로 정의한다. 과거에는 술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이 주류를 이뤘지만 현재는 비알콜성 지방간이 4배 이상 많다.

교수팀은 건강검진자 중 간염 등 간질환과 다양한 심혈관질환자를 제외한 308명을 대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 진단군 118명, 정상군 190명을 가려냈다.

연구팀이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전자인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비만율(58%:16%)이 높았고, 당뇨병 비율 역시 큰 차이(24%:13%)를 보였다.

특히 PET와 심장초음파 검사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여 진단군에선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변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의 비율이 진단군은 정상군보다 1.9배 정도 더 많았고, 좌심방 크기도 1.2배 정도 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심장초음파 검사 상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확인 됐다. PET-CT 검사결과에선 진단군의 심장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이 정상군에 비해 평균 30%정도 적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간에 축적된 지방량보다 간조직의 섬유화가 더 문제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강교수는 “간조직이 탄력을 잃고 굳어지는 섬유화가 있을 경우 진단군이 정상군에 비해 2.3배 더 위험도를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완기 심부전을 앓고 있을 정도로 유병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지방간인 사람은 철저히 살을 빼서 심장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