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윤희 기자
  • 입력 2018.01.19 11:53

수원시민들 "문화·예술 향유권 외면" 지적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수원시 예술단 3곳 중 시립공연단을 제외한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의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예술인문도시'를 표방하는 수원시 예술계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선 수원시가 문화향유 매개자로서 예술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수원시 문화예술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은 무려 8개월째 '수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시향에 이어 시립합창단을 이끌 지휘자 후임 인선 작업도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하지만 수원시는 두 상임지휘자 영입이 빨라도 7월 말 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예술단의 활발한 연주 및 공연활동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교향악단과 합창단, 공연단 등으로 구성된 수원시립예술단은 현재 191명의 연주·사무단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118억원의 예산을 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시립예술단은 풍성한 볼거리 제공으로 고객과 다름없는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권을 증진시켜줄 의무가 주어져 있지만, 이처럼 전례없는 사태로 인해 10여년간 꾸준히 쌓아왔던 수원시의 예술적 브랜드 가치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비판이다.

상황이 이렇자 수원시의 예술단 관리 운영실태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수원시립예술교향악단<사진제공=수원시>

앞서 수원시는 당시 시립교향악단이 부활절 기념 콘서트를 앞둔 리허설 과정에서 김대진 예술감독과 단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엉뚱하게 노조측에 책임을 묻는 등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년간 수원시향을 키워온 김 감독의 사표 수리 과정에서도 시향의 정상화를 위해 중재와 화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원시는 오히려 감사 강행, 복무규정 강화, 정기연주회 취소 등 일련의 조치들을 잇따라 단행해 예술단 운영을 사실상 마비시켰다.

지난달 15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고별연주회를 갖고 작별을 고한 윤의중 전 시립합창단 지휘자의 차기 인선 작업도 더뎌지고 있다. 2016년 1월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윤 전 지휘자는 23개월여간 시립합창단을 이끌며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에 내정돼 자리를 옮겼다.

문제는 이러한 예술단의 수장 공백 현상이 단원들의 기량 저하로 이어지고 있어 기량과 인지도면에서 압도적인 강자로 인정받고 있던 수원시립예술단이 점점 위상을 잃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수원시립예술단의 수장 공백 장기화로 기량향상을 위한 단원들의 근무 평정이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수원시를 비롯한 수원시의회의 해당 상임위 의원들은 예술단 정상화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부서 담당자는 "며칠전 모집 공고를 내고 인선 작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며 "빠르면 올 7월쯤 시립합창단과 시립교향악단 지휘자가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는 객원지휘자 체제로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검증된 예술감독을 영입해 하반기 공연 일정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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