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기자
  • 입력 2018.01.23 10:02

금융당국·노조와 관계개선 급선무…검찰 조사 결과도 복병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진제공=하나금융지주>

[뉴스웍스=허운연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과 노조의 반대 등 김 회장을 둘러싼 안팎의 반대 세력들도 많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2일 김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김 회장의 3연임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 가속화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김 회장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 그룹의 시너지 창출 및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3년간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하나금융그룹의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연임을 향해 가는 김 회장의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당장 풀어야할 과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먼저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다. 금융당국의 회장 선임 일정 중단 요청에도 하나금융 회추위가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강행하면서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김 회장이 관여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등을 검사를 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회장 선출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오래 버틴 사례가 거의 없다는 예를 상기하며 김 회장도 향후 금감원 검사과정에서 나온 결격 사유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체면을 구긴 만큼 김 회장의 선임이 확정되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이전에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내세워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금감원은 하나금융과 관련해 아이카이스트 부당 대출 의혹과 채용비리 의혹 등을 조사 중이다.

3연임을 반대해 온 노조와의 관계도 넘어야할 산이다.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 4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자문사 ISS 등에 김 회장의 CEO 리스크와 관련한 의견서를 전달하며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 수사도 복병이다. 검찰은 최근 정유라 특혜대출과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 특혜승진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최순실의 1심 선고도 다음달 예정돼 있어 특혜대출 의혹이 다시 주목 받을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을 둘러싼 주변 환경들이 그리 좋지 않다”며 “내외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어느 곳에서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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