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2.08 17:53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현 시점에서 유가 저점을 논하기 쉽진않다. 이란 원유 생산 증가폭, 달러화 흐름 등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가격변수라는 특성상 투기적 수요 등에 의해 유가 하락 폭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악의 경우를 가정, 유가 하락폭을 추정한다면 일단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유가 수준을 감내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사우디의 평균 원유 생산원가를 보면 약 27달러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사우디 입장에서 치킨게임, 즉 시장점유율(M/S) 유지를 위해 유가가 생산원가 수준까지 하락하는 것을 감내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유가는 27달러 내외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유가 저점 추정방법으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유가 수준을 통해 유가 저점을 추정하는 것이다.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됐던 1991~1999년 중 평균 실질유가 수준인 12.7달러수준까지 실질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현물 유가 수준은 29.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

참고로 1991~1999년 중 최저 실질유가는 6.6달러였으며 같은 수준을 현 현물유가로 환산할 경우에는 15.3달러 수준이다.

 

물론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 경기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유가가 20달러대 수준까지 추가 하락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가격변수라는 특성상 일시적으로 유가가 2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잠재적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구조적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유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달러화와 미국 소비 사이클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달러화의 경우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12월 미국 정책금리 인상 이후 추가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달러화 강세 강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금리인상 속도 논란은 달러화와 함께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추가 하락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이다.

저유가에 기반한 미국 소비사이클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공급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결국 원유수요 확대가 필요하며 이는 미국 경기, 특히 미국 소비 사이클에 좌우될 공산이높다. 다행히 미국 평균 가솔린 가격의 경우 갤론당 2.17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2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어 저유가에 따른 소비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저유가 효과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경기에 반영될지 여부는 향후 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종합해보면 유가 반등 혹은 안정 모멘텀은 12월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이후 금리인상 속도 우려감 완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 진정 및 저유가에 기반한 미국 등 선진국 소비경기 흐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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