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1.27 09:41
<사진=SBS뉴스 방송화면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이 화제가 되면서 당시 고문을 담당했던 인물과 옛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치안본부 대공수사처 남영동 대공분실은 감금과 고문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던 어두운 시절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또한 이 곳에서 고문을 담당했던 이근안은 '기술자' 중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근안은 당시 '지옥에서 온 장의사'라 불릴 정도로 잔악한 고문을 자행했다.

하지만 이근안 외에도 당시 민주화 운동으로 끌려온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문을 가했던 알려지지 않은 가해자들이 다수 있다.

이와 관련 27일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치안본부 대공분실 외에도 당시 중앙정보부, 안기부, 보안사 수사관들과 이들의 행태를 용인 및 방관한 배후들을 찾아 나선다. 

<사진=TV조선 강적들 화면 캡쳐>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1982년 '가족간첩단'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김제의 농사꾼 최을호씨 가족에 대한 사연이 소개된다.

당시 최씨는 갑자기 종적을 감추게 되고 연달아 그의 조카 최낙교, 최낙전씨도 사라졌다. 그리고 6개월 뒤 그들은 가족간첩단이 되어 법정에 나타났다.

그 사이 최낙교씨는 구치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고, 최을호 씨는 재판 후 사형이 집행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참극은 끝나지 않았다.

최낙전씨 역시 오랜 징역살이 후 출소한 지 4개월 만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작년 6월, 故최을호 씨가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되어 누명을 벗었지만, 약 2주 뒤 그 아들은 갈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간첩으로 조작됐던 피해자들 중 일부는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재심에서 무죄 판결만으로 피해자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는 없다. 피해자들은 과거 고문 수사관들을 고소하고자 했지만,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어 결국 고소장의 피의자를 ‘성명불상’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이름을 기억한다 할지라도, 공소시효가 만료되거나 고문행위를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여전히 당시 수사관들과 재판을 담당했던 검사와 판사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뒤늦은 손해배상 청구는 소멸시효 기간이 6개월로 한정돼, 배상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이미 지급한 배상금 일부를 다시 환수한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범죄인 고문 조작의 피해자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고문 기술자와 설계자 및 그 배후를 추적한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밤 11시 15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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