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1.30 18:26

코나·넥쏘 연상되는 디자인…값싸보이는 내장질감 등 아쉬워

신형 싼타페(TM)의 후측면 렌더링 디자인.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올해 출시될 신차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 TM(개발코드명)가 30일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단에게 소개된 신형 싼타페는 다음달 말 예정된 출시행사 때 전체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미디어 프리뷰 행사가 열린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현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취재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미 신형 싼타페의 예상도가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진 만큼 과연 ‘기대만큼’의 디자인과 상품성일지에 대한 대화들이 이어졌다.

드디어 신형 싼타페를 덮고 있던 장막이 걷히자 감탄보다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확실히 전작보다 크기가 커졌지만 그렇다고 눈여겨볼만 한 ‘새로움’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차 관계자들이 강조한 신형 싼타페의 키워드는 사람 중심의 디자인,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과 개방감, 그리고 첨단 안전사양이다.

디자인 설명을 맡은 김인섭 내장디자인1팀장은 “컴포지트 램프가 넥쏘와 코나에 이어 싼타페에도 적용됐지만 각각의 개성은 차종마다 완전히 다르다”며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싼타페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강인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형 싼타페의 전면부는 코나와 넥쏘를 연상시키고 후면부는 기존 싼타페를 매끄럽게 가다듬은 느낌이다.

현대차의 최근 디자인 경향인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과 분리형 헤드램프(컴포지트 램프)이 반영된 신형 싼타페의 전면부는 ‘예상대로’ 코나와 유사했다. 하지만 상단의 LED 데이라이트는 코나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단순한 일자형태가 아니라 ‘ㄱ’형태의 입체감이 더해졌다. 전면부를 눈여겨보고 있으면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와도 묘하게 이미지가 겹친다.

신형 싼타페의 후면부는 전작의 디자인이 그대로 계승된 듯한 모습이다. 다만 테일램프 디자인이 다소 바뀌었고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신형 K3와 같이 하단 범퍼로 내려갔다.

측면부로 이동하면 확실히 커진 유리창이 눈에 들어온다. 또 눈여겨볼 것은 2열 도어 뒤쪽 트렁크 부근이 볼록하게 솟아나온 점이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거주성 확보가 떠올랐다”며 “동급 최대 수준의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의 숄더 라인에 볼륨을 넣었다”고 밝혔다.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최대한 차체를 양 옆으로 늘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형 싼타페의 2열에 앉아보면 확실히 넓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구체적인 제원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신형 싼타페의 전장과 축거, 지붕 길이 등 모든 기준이 중형 SUV 중 가장 크고 넓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신형 싼타페(TM)의 전측면 렌더링 디자인.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거주성 확보와 함께 실내 개방감을 높이는 데 주력한 신형 싼타페는 조수석의 크래쉬 패드를 계단형으로 낮췄다. 이 때문에 도로를 내다보는 운전자의 시야는 크게 향상됐지만 계단식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앞서 공개된 신형 K3와 상당히 유사한 모습이다. 신형 싼타페는 수평으로 간결하게 뻗은 센터페시아와 플로팅 타입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앞으로 출시될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이 대부분 이 같은 디자인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싼타페의 센터페시아는 전작에 비해 버튼이 크게 줄어드는 등 상당히 간결한 느낌이다. 이에 대해 김효린 연구개발본부 제품UX기획실장은 “신형 싼타페는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개발됐다”며 “안전성과 직관성, 간결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인간중심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신형 싼타페는 흰색의 가솔린 모델과 네이비 계열의 디젤 모델이다. 가솔린과 디젤의 실내 디자인이 서로 달랐는데 세부 옵션의 차이인 것으로 추측된다. 가솔린 모델은 브라운 시트와 더불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패브릭 소파 느낌의 재질이 A‧B‧C필러와 천장을 덮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현대차는 “다음달 말 예정인 신차 출시회때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디젤 모델의 경우 도어트림에 카본 재질이 적절히 섞인 검은색으로 꾸며 점잖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신형 싼타페 모델들은 대체로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 계열 내장재가 적용돼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내장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김인섭 팀장은 “도어는 물론 크래쉬패드까지 가죽으로 감싸 고급감을 높였다”며 “전 세대에 비해 재질이 향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대로 가죽으로 감싼 부위는 많아졌지만 현대차 특유의 가벼워보이는 플라스틱 내장질감은 두고두고 아쉽다.  

또 현대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는 승차와 주행준비, 주행, 하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최첨단 안전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싼타페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패밀리카로 주로 쓰인다는 점에 착안해 안전하차 보조와 후석승객알림 등 어린이를 위한 안전사양들이 대거 탑재됐다. 하지만 이날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는 디자인이 주로 설명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주행성능이나 안전사양 등은 다음달 공식 출시 이후 시승행사 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다음달 7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신형 싼타페의 사전계약을 실시한 뒤 같은달 말에 공식 출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신형 싼타페의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도 이날 발표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